(서울=연합인포맥스)○..최근 금융업계에 떠도는 소문이 있다. `삼성리스트'에 관한 것이다.

"그거 안 받아 봤어…삼성 그룹이 움직인다는데 오라는 소리?". 일 잘 하는 이른 바 업계에서 소문 난 선수들 사이에 오가는 얘기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잇따라 희망퇴직, 권고해고 등에 나서면서 반대 급부로 삼성이 원하는 인물이 있다는 분석으로 인해 금융업계에선 `실무자들의 기대 반과 관리자들의 우려 반'이 섞여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흘러가는 루머로만은 치부할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금융 계열사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하면서 경쟁 업체의 경쟁력있는 인력을 모두 들여다봤다. 이미 자체 진단을 통해 구조조정할 사람들 명단을 취합했고 내보 낼 사람을 모두 보내, 이제는 그 자리를 메꿀 리스트가 관심이 됐다는 얘기다.

삼성화재와 카드는 경기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인력을 줄이고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300여명 이상이 감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본부장의 잇따른 사표도 있었고,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금융계열사 강화를 위한 전략 부서가 새로 생기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대부분 분야에서 1등을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금융계열, 특히 증권, 운용에 손을 댄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권고해직이 일단락된 뒤, 알만한 헤드헌터를 통해 제의를 받은 선수도 여럿있다. 업계에서는 연락을 받은 자체가 `삼성에서 검증한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자랑스레 얘기가 돈다.

이러다보니 누구는 얼마를 받고 갔다더라는 `카더라…'식의 소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문이라는 게 전해지면서 부풀려지는 게 마련이어서 과도한 연봉도 입을 통해 오고 간다. 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A급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자유선수(FA)로 상당수 나와있는 상황에서 삼성리스트는 업계 사람들을 솔깃하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술자리에서 오가는 얘기 중 단연 얘기되는 것은 삼성에 관한 것"이라며 "사상 최악이라는 올해를 보낸 사람들의 내년 전략이 단연 `생존'인데 삼성리스트는 듣는 것 만으로도 가슴뛰게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제의를 받은 사람이나 받지 못한 사람도 모두 다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전했다. (산업증권부 곽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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