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이 신용평가 최상위인 'AAA'로 상향됐다. 적어도 국내 시각에서는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14일 크레디트 시장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경기와 환율에 영향보다 글로벌 경쟁력이 더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김민정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서도 현대차의 국제 경쟁력이 인정돼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0% 넘어섰고 재무구조도 개선된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기와 환율에 민감한 영향을 받았던 현대차가 해외생산 비중 증가 등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세계 경기불황에서도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한 총 401만792대를 판매했다.

김은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국제 신평사들이 먼저 현대차의 경쟁력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며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신용등급 상향을 시기의 문제일 뿐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가 최고 신용등급을 받은 것은 경기와 환율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조한 펀더멘털을 갖췄다고 평가받은 것"며 "앞으로 시장에서는 나머지 자동차부품사들의 등급도 상향 될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이러한 시장 평가에 대해 "이번 등급 상향이 대외 신인도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는 물론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등급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증권사의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작년부터 국내 신평사들이 'AAA' 기업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안 좋아진 상황에서 현대차의 등급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긍정적이지만,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체가 어떤 위험에서도 상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의 등급 상향으로 규모와 업종 성격이 다른 계열사에 대한 조정 압박도 들어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2010년 3월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한 후 33개월 만에 국내 신평사 중 처음으로 'AAA'로 올렸다. 이는 국내 기업 중 포스코와 SK텔레콤, KT에 이어 네 번째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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