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2단계 평가절차 도입으로 저품질 설계와 덤핑 입찰 등 턴키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9일 발간한 '턴키심의 및 낙찰자 결정방식의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1단계 설계 심사에서 하위 득점자 30%를 탈락시키고 2단계에서 기술과 가격점수의 가중치 방식을 적용해, 턴키 입찰시 문제가 되는 저품질 설계와 덤핑 입찰을 제한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격과 기술을 함께 평가하는 현행 방식은 가격평가 점수가 기술평가 점수의 두 배에 이르러 저품질 설계가 덤핑 입찰을 통해 선정되는 문제를 초래해왔다.

턴키 입찰은 설계와 시공의 단절 현상을 개선하고, 기술경쟁을 통하여 해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도입됐으나 설계심의과정의 부정과 덤핑 낙찰 증가로 원래 의도가 퇴색되고 있다.

연구소는 또 턴키 입찰 경쟁을 기본설계 수준으로 낮춰, 응찰자의 과도한 비용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내 턴키 입찰은 대부분 최종 마무리 단계인 실시설계 수준에서 진행돼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설계 비용이 총공사비의 2.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해외에서는 입찰 경쟁이 실시설계보다 완성도가 낮은 계획설계나 기본설계에서 이뤄지고 이에 따라 비용도 총공사비의 0.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턴키 수주는 시공능력 10위 이내 업체가 76%를 차지하는 등 과점현상이 심각하다.

건산연 최민수 정책연구실장은 "낙찰자 선정 절차를 개선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과도한 비용을 줄인다면 턴키제도 도입의 원래 취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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