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현대건설 정기세무조사에 국세청 중수부인 조사4국이 왜 나왔을까. 재계가 조사4국이 현대건설에 대한 정밀 세무조사에 나선 데 대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5일 국세청의 전격적인 세무조사 착수에 대해 "2007년 법인세 조사를 받은 뒤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받는 정상적인 세무조사"라며 "일부에서 추측하는 4대강이나 현대차 관련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4대강 담합을 국세청이 조사할 이유가 없고 현대기아차 그룹 인수에 따른 자금 흐름을 피인수 기업인 현대건설에서 확인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말했다.

국세청 조사4국 인력이 투입된 데 대해서는 "정기조사를 담당하는 2국의 인력 지원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목적이야 조사가 진행되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세무조사를 담당하는 1~3국과 달리 탈세 제보를 받아 움직이는 심층조사 전담조직으로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린다.

이런 특성 때문에 조사 4국이 움직일 때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 정부의 주요 사정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조사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정보 공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국세청과 사정기관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통상적인 세무조사'라는 현대건설의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재계 일부 관계자는 조사 4국이 세무조사에 투입된 데 대해 가볍게만 볼 사안이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통상적인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는 현대건설에 사전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수주와 관련된 자금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도해외건설 부문에서약진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등 파행적인 실적을 기록해 증권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 54억 달러를 기록하며 가이던스 달성률 50%를 넘어서는 등 경쟁사들보다 탁월한 수주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7월말 발표됐던 2분기 영업이익은 1천66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2%, 당기순이익은 1천184억 원으로 35.3% 감소했다.

최근 조사 4국이 재벌기업들의 해외 자회사를 탈세와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하고 집중 조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은 현대건설의 적극적인 소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저가수주한 해외사업장의 매출 발생으로 현대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은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며 "바깥에서 봤을 때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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