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개발사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글로벌인프라펀드(GIF)가 두자릿수에 이르는 높은 투자수익률 장벽으로 실적이 저조하다. 저금리 상황에 맞춰 수익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15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GIF의 투자를 받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은 최소 12%에서 최대 15%이다. 여기에 장기투자에 따른 투자금 회수보장 등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GIF이용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IF는 2009년과 2010년 두차례에 걸쳐 민관 합작으로 조성된 상업펀드다. 지난 2009년 6건을 2010년 7건, 2011년 3건, 올해 5건 등 사업발굴 노력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지난 2011년 7월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사업 400억 원, 올해 5월 포르투갈 태양광 발전 사업 380억 원 등 2건이 전부다.

펀드 조성 직후인 2010년 한 해에만 5억 달러 규모의 해외인프라 3곳 이상에 투자해 2천700억 원의 투자약정을 체결하겠다던 포부와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프로젝트 발굴에서 착수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10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걸리는 투자개발형 사업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간과 물가 상승의 위험에 장기간 노출되는 지분(Equity)투자를 3~5% 수익률이 전부인 도급 공사를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는 기준금리가 2.75%로 내려가 연기금들도 투자 수익률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GIF의 수익률은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의 특성과 정책이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들어 금리가 내려가며 연기금도 수익률을 10%에서 7~8%로 하향 조정하는 모습에 비춰보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와 정부가 시각차를 보이게 된 것은 첫 투자 사례였던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사업의 영향도 있다. 이 사업의 투자수익률은 17%에 이르지만,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가 보증을 서는 등 안정성도 보기 드물게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들어 GIF에서도 투자 수익률을 12%까지 낮추는 등 건설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단순 도급 관행에서 벗어나 투자개발사업으로 체질전환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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