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금융인 열전> 이남희 우리은행 본부장
<여성금융인 열전> 이남희 우리은행 본부장
  • 정선영 기자
  • 승인 2012.01.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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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우리은행 본부장>



<편집자주: 유리천장. 일을 잘하고 똑똑해도 사회에서 여성이 높은 지위에 오르기까지 뚫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일컫는 말이다. 금융시장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유리천장을 피할 수는 없었다. 금융시장도 4대 은행에 여성임원이 없을 만큼 두껍기로 소문난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유리천장을 깨고 상위 1%로 우뚝 선여성 금융인들을 만나봤다. 신입사원 시절 조그만 실수에도 주눅이 들고 남몰래 울기도 했던 여직원이 실력파 임원이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 유리천장 아래서 연약한 꽃으로 남기보다 이를 뚫고 큰 나무가 되는 쪽을 택한 베테랑 여성 금융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32년전. 처음 입행했을 때 그는 43Kg의 삐쩍 마른 스타일 때문에 무뚝뚝해 보이는 게 고민이었다고 한다.

"성격도 노력하면 바뀌어요. 지금도 잘 웃는 건 아니지만 많이 나아졌죠"

이남희 우리은행 본부장의 표정에 미소가 스친다.

서울대학교의류학과를 나와 은행에 들어온 이력이 눈에 띈다.

이력과 전혀 다른 은행 업무가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적성에 무난하게 맞았다"고 짧게 답한다. "탤런트 김태희 직속 선배에요"라며 조용히 웃는다.

단답형의 대화가 이어졌으나 애써 더하지도 빼지도 않는 간소한 말투가 인상적이다. 이남희 본부장의 담담한 목소리로 은행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업무는 바뀌어도 전문성이 중요 = 이 본부장은 은행에서 일하는 동안 수출입 무역금융이나 머니마켓 딜러부터 도서실 사서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어느 자리에 있든 조직의 일원으로서 소임을 다해 온 이 본부장이다. 전문성을기르기 위해 수출입 금융을 맡던 시절부터 영어 실력을 키워온데다 올해는 중국어도 중급수준으로 갖췄다.

딜링룸에 있을 때 머니마켓과 코퍼레이트 딜러를 맡기도 해 그만큼 금융시장 실무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

"최근 우리은행은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 3단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과거처럼 프런트에서 딜을 하면 딜슬립을 백오피스와 미들에 넘기는 식이 아니라 바로 바로 전산으로 처리되게끔 하는 거죠"

그는 트레이딩룸이 1단계 구축에 성공한 만큼 향후 더욱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 자금운용지원부장을 맡았던 만큼 트레이딩룸의 효율화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이 본부장이다.

은행생활 초반 일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재밌었어요"라고 역시 짧은 답변이 돌아온다.

▲완전 판매하려면 공부해야 = '직원이 완전히 이해해야 완전 판매가 가능하다'

그는 공부해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생상품은 한 방향으로만 가는게 아니에요. 주식만 해도 오른다고 다 행복한게 아니죠"

고객에게 미리 리스크를 알려주고 이를 헤지할 다양한 방안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상품 판매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꼼꼼한 성격은 업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본부장은 `외화자금 실무의 이해`라는 행내 교육용 책자를 만들고 파생상품 연구를 위해 자금운용지원부장 시절 1개월짜리 인텐시브 코스를 운영하는 등 후배 교육에도 신경을 썼다.

"학교가 필드를 못따라가죠. 외국계은행의 현직 딜러를 초빙해서 가르치는게 주니어딜러들에 더욱 효과적이에요"라고 그는 말한다.

파생상품 거래를 바르게 해야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 이 본부장은 "북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 따라 외은지점 상품을 사와서 수수료만 받고 팔지, 직접 상품을 만들지가 결정돼요"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리정돈도 능력 = 이 본부장은 지점에 부임하면 제일 처음 `클린 오피스`부터 시작한다.

"은행들은 50~60년 이상 되는 서류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서류부터 일목요연하게 정리돼야 리스크 관리도 제대로 된다고 봅니다"

돈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이 서류 하나도 관리 못해 어수선하다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할리 만무하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책상도 마찬가지다. "가끔 10만원짜리 수표가 굴러다녀도 모르는 직원들이 있어요. 그럼 아 저 친구는 오늘 시재에서 10만원이 빠졌겠구나 하죠"

무심한 듯한 말투지만 내용이 따끔하다. 이 본부장은 "은행원이 책상위가 산만하다는 것은 업무 역시 꼼꼼하지 못하다는 뜻이죠"라고 잘라 말한다.

혹시 공부할 때도 청소부터 하시냐고 묻자 이 본부장은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는다.

▲"그냥 올라가는 사람 없다" = 은행에서 근무하다보면 생존 라인과 취미 라인이 갈린다고 그는 말한다. 직원들에게도 취미 라인은 빨리 그만두고 다른 걸 찾아보라고 한다는 말은 농담같지만 단호하다.

이 본부장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취미 삼아 살살 다니는 사람들은 옆사람에게도 악영향을 줍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박 따박 월급 받고 은행원이라는 간판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직원을 꼬집는 말이다.

"리스크관리와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발로 뛰는 것이 추가돼야 해요"라고 그는 강조한다. 적어도 날씨 추운데 열심히 한다는 평가라도 받을 수 있다고 이 본부장은 힘줘 말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물으니 "스트레스는 잘 안받는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네트워킹이 가장 중요하다"며 "모든 실적은 인간관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 해법을 의논할 멘토를 찾아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최근 연합인포맥스가 인터뷰 한 바 있는 오순명 우리모기지 대표이사를 직장 멘토로 꼽았다.

"상사 자리에 그냥 올라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비상한 노력과 실적이 뒷받침 됐기에 승진할 수 있는 거죠"

멘토가 될 상사를 찾고 세심히 배려하는 것도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내실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직장 생활의 기본기가 숨어있다. 역시 그냥 올라가는 사람은 없다.

이남희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 본부장은 지난 1979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해 한빛은행 국제금융팀을 거쳐 2002년 도곡동 지점 외 4개 지점을 거친 후 2010년 자금운용지원부장,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sy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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