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에서도 여성 주식 운용 본부장이 탄생했다. 대표 `1세대 여성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16일 삼성자산운용은 주식운용본부를 성장우량주, 핵심우량주, 가치 및 중소형주 투자스타일에 따라 세분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Value운용본부를 팀장에서 승진한 민수아 본부장에게 맡겼다.

지난해 높은 성과를 낸 점을 인정, 가치주와 중소형주에 특화된 펀드를 민 본부장이 전담토록 한 것이다.

민 본부장은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가 삼성자산운용에 와서 만든 뒤 책임지고 운용하는 대표 펀드인 `삼성중소형포커스펀드A'(2007년 9월10일 설정)의 지난 13일 기준 수익률은 1년이 8.66%, 2년이 45.30%, 3년이 140.27%에 달한다.

작년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변동성이 커 거의 모든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선전한 결과다. 그 결과 작년 한 해에만 2천8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는 "중소형 장세, 중소형주가 더 좋다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며 "많은 회사 중에서 어떤 회사를 고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P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그는 "작년 8월부터 계속 얘기되던 것이라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하루 이틀 안에 해결될 이슈가 아니어서 이 상태로 계속 갈 것"이라며 "이와 상관 없이 좋아지는 회사를 찾아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민 본부장은 업계 최초로 본부장 타이틀을 단 김유경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에 이어 국내 운용사에서도 여성 본부장의 탄생을 알렸다.

1세대 여성 매니저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운용을 시작한 매니저들을 일컫는다. IT붐이 일면서 주식시장이 활황기였고 운용사들이 빠르게 확장할 때여서 거의 없다시피 했던 여성 매니저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직에서 운용을 하는 1세대 여성 매니저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민 본부장은 "과거에는 여성펀드매니저가 거의 없어 기업탐방을 가면 기억을 잘해준다는 점이 장점일 수 있지만, 수익률로 투명하게 평가받는 만큼 여성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시장의 움직임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덤덤한 성격이 펀드를 운용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저가 가격에 종목을 발굴하기는 쉬울 수 있어도 장기간 보유하면서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 본부장은 1994년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LIG손해보험 자산운용팀원으로 금융업체 첫발을 디뎠다.

당시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포트폴리오상 비중 조절을 하기 위해 100개가 넘는 기업을 하나하나 직접 탐방하며 정보를 모으다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에 눈을 떴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인피니티 투자자문에서 펀드매니저를 하다 2006년 12월에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했다.

1주일에 2~3번 정도 갔던 탐방은 본부장이 된 뒤에도 줄일 생각이 없다는 그는 "즐겁게 일하라"고 조언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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