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민은행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어깨를 견줄 만큼 사회간접자본(SOC) 및 파워플랜트 금융주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작년 부산신항제2배후도로 금융약정과 우이-신설 경전철, 안양-성남고속도로의 신디케이티드 대출 주선을 완료하는 등 총 1조7천254억원을 주선했다. 파워플랜트 분야에서도 동두천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와 춘천LNG열병합발전소, 대구혁신도시 LNG 열병합발전소 등으로 총 2조5천억원 가량을 수주했다.

그동안 산업은행 독주체제였던 SOC와 파워플랜트 금융분야에 지난해 1월 부임한 이찬근 국민은행 대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이 진두지휘하며 이룬 성과였다. 골드만삭스증권 한국대표와 하나IB증권 사장을 지낸 이 부행장은 기존에 시중은행들이 하지 않았던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제시한 것이다.

명함에 CIB(Corporate&Investment Banking Group)를 새겨넣고 국민은행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 부행장은 올해 상반기에도 금융주선분야에서 '빅딜' 두건 정도가 성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찬근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SOC와 파워플랜트 분야에 집중한 배경은.

▲인베스트뱅킹 쪽은 국민은행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지고 포커스할 수 있는 분야다. 국민은행에 오자마자 8개 산업 섹터를 정했다. 특히 파워플랜트 쪽이 앞으로 프로젝트가 많을 것 같아 전문성을 키우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전체 8개 섹터에 담당자들을 정해 그쪽 섹터에서 일어나는 일을 체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했다. 일반 은행이 아닌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특별한 은행으로 영업하자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워플랜트와 SOC섹터에 초점을 맞춰 두각을 보였다. 파워플랜트는 장기 프로젝트로 고정금리 자금이 필요한데 변동금리 위주의 은행들은 장기고정금리 자금조달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산금채 등으로 장기고정금리가 강해 금융주선 시장을 주도했고 시중은행은 그동안 산업은행에 일부 참여하거나 작은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민은행은 대체에너지와 풍력, 태양광 쪽에서 이미 금융주선업무를 하고 있었다. 작년 1월에 국민은행에 들어와 파워플랜트 섹터를 더 키우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자금조달이 중요한 만큼 고정금리 자산을 원하는 보험사, 연기금과 팀을 이룬 것이 맞아떨어졌다.

-산업은행과 앞으로도 계속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전략을 가졌는지.

▲산업은행과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다른 시중은행들도 참가할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이쪽 분야에 뛰어들어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금융기관들도 참여해 건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경쟁으로 산업도 발전시키고 클라이언트에게도 양질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파워플랜트의 경우 국민은행은 변동금리 강점이 있어 파이낸셜 구조를 좀 더 유연성 있게 제시할 수 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장점을 함께 가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니 프로젝트에 도움이 됐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조합이었다. 지금처럼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워플랜트와 SOC 분야는 투자자와 클라이언트 모두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올해 영업환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

▲경기 자체가 슬로우다운되면 일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파워플랜트와 SOC분야가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다. 워낙 장기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이고 경기가 슬로우다운되면 그때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생길 수 있다.

-올해 사업 추진 계획은.

▲파워플랜트 프로젝트는 마켓에서 수요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 파워플랜트 업체에 도움이 되도록 투자자들도 참여한 'KB파워콘퍼런스'를 열었다.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해 해외금융기관들도 참여시켜 아시아 쪽의 파워플랜트 섹터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인베스터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등 정보공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파워플랜트와 SOC섹터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올해는 추가로 어떤 섹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지 연구 중이며 상반기 중에는 다른 섹터에서 '빅딜' 두건 정도가 성사될 예정이다.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중소기업 연체율이 대기업에 비해서는 높아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유망중소기업을 지원하는 'KB히든스타500' 사업을 지속할 것이다. 히든스타500 기업은 경쟁력을 가진 만큼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컨대 돈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외환관리와 수출입 등에 대한 컨설팅 및 해외진출 지원에 대해 KB금융 그룹 전체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히든스타500기업에 대해서는 금리 우대를 주고 있으며 중소기업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 기업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의 협력 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대기업 협력업체의 경우 금융 관리를 스스로 하기에는 벅찬 현실로 안정적인 협력업체를 돕는 것이 결국 대기업도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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