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사람들>`60조"를 굴린 사나이..정종영 우정본부 전 과장
<금융가 사람들>`60조"를 굴린 사나이..정종영 우정본부 전 과장
  • 신은실 기자
  • 승인 2012.02.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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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60조원의 대규모 우체국 예금자금운용을 총괄하던 정종영 전 우정본부 예금자금과장이 금융시장에서 화제다.

우체국 예금자금이 해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정 과장은 지난 2년 동안 시장 전문가보다 뛰어난 감각과 노하우로 우수한 운용수익률을 올린 것은 물론, 예금조직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체국 예금자금은 지난해 주식투자에서 코스피가 11% 넘게 급락한 가운데 4% 이상 아웃퍼폼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2010년에는 30.3%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 과장은 지난 2010년 2월부터 우정본부에서 예금자금운용팀장과 예금자금과장을 역임하다 지난 1월 지식경제부 미주협력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과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2년 동안 우정사업본부 예금자금 운용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 등을 적극활용해 지식경제부에서도 국민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예금자금 운용조직은 지난 2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체국예금자금 규모는 2009년 말 44조원에서 2010년 말 50조원, 2011년 말 61조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예금자금운용팀이 예금자금과와 증권운용과, 대체투자과 등 3개 과로 나뉘면서 자금운용의 효율성과 전문성이 보다 강화됐다. 또 기관 최초로 `절대수익추구 자유형(헤지펀드형)' 펀드를 설정해 자금을 집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연기금 최초로 우체국 금융 투자포럼을 개최해 금융시장 환경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시장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우정본부의 이러한 역동적인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정 과장이다.

그는 "공무원이 조직에서 6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데는 놀라움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운용조직과 인력의 전문성 등은 지속적으로 보완,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부과를 2년 유예한 것도 큰 성과였다.

그는 "증권거래세 부과 유예 과정은 참으로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2년간 약 1천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이 독점할 수 있는 차익거래 시장에서 우정본부가 외국인의 시장 교란을 방지하는 강력한 주체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면서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는 두려움과 탐욕에 빠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포에 빠져 허둥지둥하다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거나 순간의 작은 성취에 도취해 무리한 투자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체국예금 자금운용을 담당하면서 금융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한 것도 무척 소중했지만, 따뜻한 감성과 합리적 이성, 훌륭한 품성을 가진 많은 분과 교류했었던 것도 비교할 수 없이 좋은 추억"이라고 회상했다.

정 과장은 1970년생으로 행정고시 39회 출신이다.

그는 1997년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과 생활산업국, 산업기술국 등에서 행정사무관 시절을 거쳐 2004년 자원정책실과 전기위원회 사무국에서 서기관으로 일했다. 이후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 기업환경개선팀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정 과장과의 일문일답.

--우정사업본부에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나.

▲가장 어려웠던 때는 아마 2011년 8월 금융시장이 악화된 이후가 아니었을까 싶다.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면서 주식뿐 아니라 전체 수익률이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자금마진이 목표에서 멀어지면서 책임을 지는 담당과장으로서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운용담당 직원들의 불안감을 없애고자 '오히려 좋은 기회'라는 말로 확신시켜 주며 전체 자산배분의 방향을 안전자산 위주로 변경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달금리 3.4%, 운용수익률 3.85%를 달성해 아쉽지만 힘들었던 2011년을 넘기고 밝은 마음으로 2012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업무적으로 가장 보람 있었던 성과가 있다면.

▲운용수익률을 뺀다면 보람 있었던 일 중 하나는 2010년 가을에 있었던 증권거래세 부과 유예과정이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의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를 면제 또는 유예받으려고 몇 달에 걸친 힘겨운 노력을 했다. 너무 힘들어서 적당히 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파급 효과가 너무 커 중간에 포기할 수 없었다. 당시 지식경제부의 여러 분의 큰 도움으로 면제는 아니지만 2년간의 유예를 받을 수 있었다.

--우정사업본부 자금 운용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체국 예금과 보험뿐 아니라, 연기금 등 투자기관들은 앞으로 다가올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운용조직과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 고금리시대의 자산배분과 투자방식으로는 다가오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적정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우정본부도 이러한 관점에서 운용조직과 체계를 준비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금운용의 전문성과 시너지효과 극대화를 위해서 현재 분리된 예금과 보험의 자산운용조직을 부분 또는 전면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s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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