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안태일 국민연금 채권운용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채권 운용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채권맨'이다.

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안 실장은 기금본부가 창설된 직후인 2000년 운용역으로 입사해, 재직기간 12년 중 8년을 채권운용 분야에서 일했다.

2008년부터 3년여간 대체투자 쪽으로 외도도 했지만 결국 지난달 친정인 국내 채권운용 쪽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안실장의 발탁 배경은 손석근 전임 채권운용실장이 대한생명으로 이직함에 따라 채권 유전자(DNA)를 보유한 무게감 있는 운용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채권에서 207조원(2월 기준)의 자산을 운용 중이며 이는 전체 기금 350조원 중 가장 비중이 크다. 규모가 워낙 큰 탓에 단순한 금리 뷰만 가지고 기금을 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운용 노하우가 필요하다.

안 실장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기업투자팀장으로 사모펀드(PEF)를 담당했다는 점도 채권운용을 진두지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수익률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도 크레디트채 투자를 늘리는 추세여서, 과거 대체투자에서 외도 경험이 앞으로 채권 운용 쪽에서도 긴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207조원 국내 채권자산 중 국채에 49.8%, 특수채 25.8%, 금융채 11.9%, 회사채 10.4%, 여신금융채 1.7%, 지방채 0.4%의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안 실장은 전형적인 채권맨의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서울 채권시장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안 실장이 좀처럼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탁 운용사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탁사는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액 200조원 중 20조원을 위탁하는 안실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국민연금의 의중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편, 안 실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86학번)를 졸업하고 삼성화재를 거쳐 2000년 국민연금에 입사했다. 국민연금 채권분야에서만 8년, 대체투자 쪽에서 3년여를 근무하고 지난달 신임 채권운용실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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