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훈 ING은행 서울지점 부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시장 이야기를 빼면 앞으로도 영업하기 어려울 겁니다. 손님들이 외국계은행에 바라는 것은 시장을 보는 정보에요.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 건지, 어디로 향해 가는지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필요하죠"

현종훈 ING은행 서울지점 부대표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주는 것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은지점에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홍콩 시장을 넘나들며 파생상품과 세일즈 업무를 도맡아온 베테랑 금융인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한국시장에서 ING은행 서울지점이 거래를 확대하기 시작할 때부터 동고동락해 온 인물이다.

"IMF 이전에는 다른 은행들보다 규모가 작았죠. 한국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은 ING은행 딜링룸이 대형 트레이딩룸의 하나가 됐어요"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ING은행 서울지점은 확고히 입지를 굳혔다. 현 부대표는 지난 3년간 홍콩의 금융기관 평가 전문 매체인 '아시아리스크(Asia Risk) 매거진' 인터딜러 폴에서도 많은 상품들이 1위를 했다고 힘줘 말한다.자랑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올해 3월에 국고채전문딜러(PD)로 승격된 만큼 마켓메이킹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현 부대표는 "전략의 차이가 생겼죠"라며 "이전에는 재정(아비트리지) 거래 위주로 이뤄졌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마켓 메이커로서의 강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과 외환, 크로스쿼런시, 이자율스왑 등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이는 만큼 결국 하나의 시장으로 봐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는 ING은행과 글로벌 기업의 해외 프랜차이즈를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마켓 성향이나 투자 면에서 선진시장 쪽으로 분류되는 양상"이라며 "원화채 역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채권과 외환 시장의 마켓 메이킹을 통해 시장의 볼륨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현 부대표는 올해 7월부터는 ING은행 서울지점 대표로서 은행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그만큼 유로존 리스크에 따른 향후 시장 흐름과 그 속에서 ING은행이 할 역할에 대한 고민도 남다르다. 현 부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차례 위기를 겪으셨는데 한국의 시장 대응력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나



▲우선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 최근 한국시장 변동성 축소된 것은 한국 펀더멘털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한국시장의 위기 대응력이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유동성 역시 단기부채가 줄고 장기부채로 전환된 측면도 있고 외환보유액도 늘어 기본적으로 한국 펀더멘털이 개선됐다.

과거에 비해 한국시장이 오픈돼 있어 국채에 대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초기 채권시장에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핫머니보다 국부펀드, 이머징마켓 본드펀드들이 많이 들어왔다. 이들 자금은 단기투자자금인 핫머니로 보기 어렵다. 장기적인 채권 포지션을 유지하며 선순환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우리나라 국채의 안전자산 성격이 강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 하나 한국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는 것은 은행들의 아비트리지 포지션이 줄었다는 점이다. 채권 사고 자금 스왑해서 달러 일드를 유지하던 거래가 많이 축소됐다. 이 역시 시장의 쏠림 현상을 줄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 서울지점의 ING내 입지는 어떤가



▲한국 시장 자체가 크고 국채시장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12~13위 정도 한다. 한국 비중이 작은 은행은 포트폴리오를 키우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펀더멘털이 좋고 파생상품 시장 역시 유동성이 한국만큼 좋은 데가 없다. ING은행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 리스크의 영향은 어떤가



▲ING은행은 그리스 익스포저가 상당히 적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디레버리징에 나선 은행이다.

다른 은행들이 위기가 끝나면 불(상승) 장이 올 것이라고 예측할 때 '디레버리징(차입투자 청산)'과 '백 투더 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감)' 기조를 유지했다.

유럽 위기는 리얼리스크이기 때문에 아무도 방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ING은행은 가장 준비된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ING딜링룸 만의 강점이 있다면



▲ING은행 금융시장부는 EM트레이딩에 이현배 전무를 중심으로 총 10명이 포진해 있다. 외환현물, 선물환과 트레저리에 김기창 상무, 국채와 이자율 스왑파생에 김병준 이사, 외환옵션에 김남규 이사 등이 각 파트를 이끌고 있다.

영업 쪽은 안동현 상무, EM구조화는 손영창 상무가, 신용분석은 장윤희 부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트레이딩 쪽은 각자 채권이나 FX 구애받지 않고 딜링을 할 수 있다.

단, 커스터디안 물량(주식자금)이 없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이 자금을 발판으로 마켓 쉐어를 유지하는 다른 외은지점들과 달리 국내외 업체 물량을 중심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금융 상품이 좋아야 하고 인포메이션 전달도 더 잘할 수밖에 없다.



-올해 ING은행 딜링룸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일단 PD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FX를 비롯한 모든 상품과도 연관이 있지만 PD로서의 퍼포먼스를 내는데 치중할 예정이다. PPD제도 이후 처음으로 힘들게 PD로 들어간 데다 분기마다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하반기에 30년물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마켓 메이킹에 집중하겠다. 인력은 예비국고채전문딜러(PPD) 될 때부터 이미 많이 보강해서 추가로 보완할 생각은 없다.



-하반기 금융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마켓 전체의 변동성은 커지겠으나 한국 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금융위기 초반에는 한국의 시장 변동성이 컸고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해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유로존 우려에 따른 글로벌 마켓의 변동성 확대에도 한국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아울러 모든 채권, FX의 일방적 쏠림에 대한 기대는 약해질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시장 흐름과 비교해 봤을 때 최근 시장 참가자들의 가장 큰 변화는 위, 아래 양방향으로 다 열어둔다는 점이다. 시장 변화에 대한 두려움 탓에 원화 절하나 절상 한 쪽으로 집중돼 있던 것과 달리 시장이 양쪽 다 열려있다는 합리적 기대를 하는 듯하다.



-향후 ING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포부는



▲요즘은 한국기업들이 글로벌화 돼 있다. 우리 대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가지면서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늘리게 됨에 따라 해외 익스포저 역시 복잡해졌다.

달러-원 뿐 아니라 유로, 엔화 등 다양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화 돼 있는 ING은행과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헤지 역시 달러-원 뿐 아니라 크로스 커런시 시너지를 나타낼 수 있는데 우리도 스트럭쳐드 파이낸스 그룹(구조화 금융)을 통해 ING은행만의 특화된 점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종훈 부대표는 지난 1987년 한국 씨티은행의 스트럭쳐드 파이낸스 그룹에서 근무한 후 1994년 체이스맨하탄은행 홍콩, 1996년에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 보스톤 홍콩 등을 거쳐 2001년부터 ING은행 한국지점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현재 ING은행 서울지점의 한국 부대표로서 금융시장부를 이끌고 있다.

현 부대표는 오는 7월1일부터 ING은행 서울지점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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