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증시 부진으로 투자자문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한 스타 펀드매니저가 자문업에 도전장을 냈다. 주인공은 김태홍 그로쓰힐(Growth Hill)투자자문 대표.

김 대표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로쓰힐은 '다이내믹 헤지'를 추구하는 자문사"라며 "하락장에서도 잘할 수 있는 자문사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의 정식 인가를 취득한 그로쓰힐투자자문은 브레인투자자문 부사장을 지낸 김 대표를 비롯해 황대준 전무와 최형규 전무가 주축 매니저다. 황 전무는 앞서 한국창의투자자문 운용본부 이사를 지냈으며 최 전무는 세계 20위권 수준의 미국계 헤지펀드회사 이튼파크에서 아시아 헤지펀드 운용을 담당했다.

또한 미국 벤처캐피탈에서 근무한 김희경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플러스자산운용, 트러스트자산운용 등 국내 증권·운용업계 출신들 등 총 7명의 인력이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그로쓰힐투자자문의 자랑은 김 대표가 개발한 경기 모멘텀 분석 모델이다. 경제지표 10개를 섞어 지난 12년간의 시장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의 변곡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게 이 모델의 골자다.

김 대표는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지난 4월 이 모델은 경기 모멘텀이 꺾인다는 신호를 보여줬다"며 "결국 기존 선행지표들에 비해 더 강한 선행성을 가지고 시장을 방어할 수 있도록 대안을 알려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과수익은 누가 얼마나 시장의 신호를 빨리, 잘 읽어내느냐의 문제"라며 "하락장에서도 매니저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를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7년부터 프랭클린템플턴운용 주식운용이사를 지냈으며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2년 그로쓰힐투자자문으로 독립을 선언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자문업의 절반 이상이 적자를 보는 시기다. 독립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하락장에서도 매니저의 본분을 다하고 싶어서다. 70%이상의 주식을 들고가는 공모펀드 매니저는 본의 아니게 하락장에서 손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운용사, 자문사에 있으면서 지인들과 투자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다 시장의 변곡점을 잡는 모델을 개발했고 이 모델에 관심을 보이던 지인들과 팀을 꾸리게 됐다. 꿈꿔오던 '다이내믹 헤지'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다.

--지난 2009년 스타급 펀드매니저의 자문사 대열에 합류한 뒤 브레인투자자문이라는 국내 1위 자문사에서 부사장까지 지냈다. 안팎에서 봤을때 자문사 시장을 평가하자면.

▲국내 자문사 시장이 처음 열릴 때 거품이 심해서 그렇지 일단 주어진 역할들은 잘 하고 있다고 본다. 펀드시장에 3가지 패러다임이 있다면 적립식펀드, 랩어카운트, 그리고 헤지상품이다. 지금은 랩어카운트에 대한 반성이 헤지 성격이 강한 상품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우리 역시 과거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다이내믹 헤지'를 추구하는 거다. 운용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랩이란 상품의 미래는 밝다. 지금 랩 시장을 이끄는 브레인, 케이원 역시 강점이 있는 자문사다. 또한 대부분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들이라 그들의 스타일을 잘 알고있다. 조만간 회복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자문사를 모멘텀 플레이형, 가치투자형 등으로 구분한다. 그로쓰힐투자자문의 스타일은 무엇인가.

▲성장주를 좋아한다. 상승 장일때는 공격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다만 장이 꺾였을 때는 이익 모멘텀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다이내믹 헤지'란 말도 시장 상황에 따라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겠다는 말이다.

--초기 자금 모집과 상품 구성은 어떻게 되나.

▲일단 일반 법인들을 통한 자금 모집, 그리고 시장 진입 초기인만큼 보수적인 성격의 랩을 운용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상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식비중 50%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25%를 담아 주식비중을 조절하지 않고도 시장 방어가 가능한 헤지형 세이프랩을 준비 중이다.

--그로쓰힐이 내다보는 시장 전망은.

▲주가는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3분기 들어서는 경기 모멘텀도 좋아질 것이고 그때부터는 자동차, 전기전자(IT), 기계, 조선, 화학주가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3차양적완화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다만 자동차와 IT는 이익모멘텀이 좋아 하반기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로쓰힐의 목표가 있다면.

▲아직 수치화된 목표는 없다. 다만 '그로쓰 힐'이란 이름처럼 성장에 초점을 두고 언덕같은 수익률을 내고싶다. 가파른 곡선보다는 편안히 올라서 쉴 수 있는 언덕형 수익률로 고객들의 자산을 지키고 싶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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