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투자자문사가 숨어있는 해외 가치주를 찾아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주인공은 최준철,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최 대표는 2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7년간의 도전이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다"며 "가치투자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해외 시장에서도 실천할 수 있게 돼 큰 책임을 느낀다"고 포부를 밝혔다.

VIP투자자문은 다음달 홍콩의 치타인베스트먼트(Cheetah Investment)와 합작해 100억원 규모의 '아시아 그로스 펀드(Asia Growth Fund)'를 출시한다.

이 상품은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7개국의 장기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형 해외 밸류펀드다.

VIP투자자문은 투자 대상국인 중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가 세계인구의 41%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소비잠재력이 큰데다 인프라 개발로 사업기회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합작사인 치타인베스트먼트는 홍콩에서 가치투자를 추구한 지 20년이 넘은 베테랑 운용사다.

양 사는 현재 활발한 인력교류를 바탕으로 그로스 펀드 전담 팀을 구성했다. 향후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숨은 가치주를 찾기 위한 리서치부터 펀드 운용을 전담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한국에 상장된 1천800개 종목을 넘어 더 넒은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주를 찾겠다는 꿈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가치투자가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함은 물론 고객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펀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내 자문사가 해외 시장에서 가치투자를 실천하는 것은 생소하다. 기존 해외펀드와 차이점이 있다면.

▲가치투자 스타일로 해외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그간 미래에셋을 중심으로 해외펀드 붐이 일었지만 지금까지는 그 나라의 '종목' 보다는 '시장'을 사는 개념이었다. 우리 펀드는 철저히 '종목'에 주목한다. 중국 내수소비 시장이 가진 가능성보다는 중국 특정 업체가 지닌 성장성에 투자하는 게 포인트다.

-치타인베스트먼트는 어떻게 만났나.

▲'치타인베스트먼트'는 대표적인 글로벌 가치투자가로 그 전부터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보다 경력도, 해외 시장에 대한 노하우도 많은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그쪽에서도 그간 우리가 아시아 시장에 대해 공부해 온 경험에 대해 놀라워했다. 서로의 경험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신뢰가 생겼다. 가치투자펀드가 해외형으로 나오기 어려운 것은 리서치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어려움을 합작이란 형태로 뛰어넘게 된 셈이다.

-7년동안 이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어떠한 준비과정을 거쳤나.

▲지난 2007년부터 고유자산으로 글로벌 해외주식을 담아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는 일임 고객을 위한 글로벌 투자도 병행했다. 경험이 어느정도 쌓이고 나서 2010년부터는 글로벌 가치투자 전담팀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펀드 출시 작업에 들어섰다. 2011년에는 외국인 애널리스트를 채용해 리서치를 강화했고 해외 탐방도 다녔다. 그리고 올해 치타인베스트먼트와의 합작하고 국내 인력을 홍콩으로 보내 '아시아 그로스 펀드'를 선보이게 됐다.

-'아시아 그로스 펀드'가 주로 담는 종목은 무엇인가.

▲중국의 도시가스회사, 인도네시아 유통회사, 태국 금융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도시가스산업은 이미 포화 상태지만 중국의 도시가스 보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국내 시장에서 '삼천리'는 더이상 성장성이 안보이는 기업이지만 중국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통업은 더 이상 출점할 곳이 없어 확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유통업은 진출할 지역이 진출한 지역보다 더 많이 남아 있다. 한국의 은행은 돈 빌려줄곳이없지만 태국의 은행은 대출수요가 강하다. 우리가 담는 종목들이 바로 이런 종목들이다.

-국내 자문사가 해외 사모펀드를 출시하기엔 어려운 시기일텐데.

▲워낙 하고 싶었던 일이다. 최고의 가치주를 찾기에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김민국 대표와 VIP투자자문을 설립하면서 가치투자를 국내가 아닌 더 넓은 시장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200억 넘는 자기자본을 갖게 됐다. 가치투자에 있어서는 잘한다는 평판도 듣게 됐다. 오히려 지금이 우리에겐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험이, 우리의 시간이 헛되지 않은 성과로투자자들에게보답할 자신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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