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고리사채 폐해와 예방에 관한 책 '머니힐링'(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을 펴낸 조성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1국장은 "내 책을 가능한 많은 사람이 읽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 개개인의 인생이 달린 문제다"고 자신했다.

신간 '머니힐링'은 고리사채 시장의 형성 과정과 악성 대부업체들의 행태뿐 아니라 조기에 사채 피해를 차단하는 방법들을 담았다.

조 국장은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채를 쓰게됐다면 그 사실을 가족이든 누구든 주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며 "암(癌)에 걸려도 의사에게 알려 치료를 해야하지 않나. 사채도 마찬가지다. 덮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국장이 '머니힐링'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사채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설사 사채에 손을 대더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돌아오는 길을 알려주기 위한 게 또다른 목적이다.

그는 "사채를 쓴 사람의 95%가 가족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며 "사채가 치유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다가 빚이 불어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현재는 저축은행 감독 업무를 하고 있지만 사채나 유사수신과 같은 비제도금융에 잔뼈가 굵다.

지난 2000년 불법자금모집으로 인한 피해 단속업무를 시작으로 10년여간 고리사채와 카드깡, 전화금융사기 관련 단속과 예방 업무를 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로 이자제한을 없앴고 일본의 대부업체들이 대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며 "이후 사금융피해신고센터를 세워 신고를 받아보니 피해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신고된 건에서 파악한 대부업의 피해는 심각했다. 조 국장은 "영화 <피에타>에 나오는 사례가 실제로도 일어난다. 신체포기각서 쓰지 않고는 돈을 못받는다"고 말했다.

심각성을 느낀 조 국장은 2001년에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현지 대부업 규제 현황을 들여다봤다. 그러곤 이듬해 6월 대부업법 통과에 기여했다.

조 국장은 당국의 불법 고리사채업 규제도 필요하지만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신용을 스스로 관리하고 발품을 팔아 보다 더 낮은 금리의 대출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사채나 대부업에 빠지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신용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의 맨 마지막장에 독자 스스로가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신용관리 사이트 무료 이용권을 넣은 것도 조 국장 아이디어다.

그는 "당국은 바꿔드림론이나 희망홀씨와 같은 제도로 끊임없이 국민들이 빚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며 "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 그런 걸 몰라서 고금리로 대출하는 사례를 막는 역할을 우리가 하는거다"고 설명했다.

판매되는 책에 대한 수익금 전액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된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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