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당국 입김 너무 세다"



※편집자 주: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환율 방향성을 예상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댜.연합인포맥스는 서울외환시장의 한축인 외환담당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의 시장에 대한 인식과 환율 전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현재 서울외환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외환당국의 입김이 너무 세다는 것과 시장참여자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 참여자가 적은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제한적인 개입만으로 환율의 방향성이 바뀌고, 이에 따라 환율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시장참여자가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화가 연말에 지금보다 30원 정도 더 하락할 수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85엔선을 상향 돌파하면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재성 이코노미스트와 일문일답.

▲ 외환 분석을 하게 된 계기는

-- 먼저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외환 애널리스트가 아니다. 내 직함에도 쓰여있듯 나는 이코노미스트다. 처음에는 외환 분석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맡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분석을 하다 보니 외환시장이 사실상 모든 금융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 현재 서울외환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한다면.

-- 서울외환시장의 경우 시장참여자가 적고 당국의 입김이 너무 세다는 것이 문제다. 역내 참여자 자체도 적으며 주문을 처리하는 딜러들의 수도 적은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많았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 때문에 환율 방향성 예측이 어렵게 되자 다른 통화 거래로 옮겨갔다. 전체적인 시장참여자의 수가 줄어드니 당국의 입김은 다시 더 세지고 있다.

이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외환 당국이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환율의 움직임을 시장에 맡겨놔야 한다. 또 시장 참여자들의 수가 다시 늘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서울환시가 더 성장하려면 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연말 달러-원 환율 전망은.

-- 현재 경제주체들의 달러 보유액 자체가 많은 상황이다. 그리고 경제주체들이 환율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이제 달러를 매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달러화도 일정 선 아래로 내려가자 네고물량이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자.

남은 두 달 안에 1,050원까지 30원가량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대선정국에 돌입하면서 당국이 원화 절상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고환율 정책 때문에 실물경제에도 문제도 많지 않았나. 앞으로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이전처럼 고환율 정책을 쓰지 못할 것이다.

▲ 최근 달러-엔 환율의 상승을 두고 엔고현상이 끝났다는 진단이 나오는데.

-- 일본 경제가 좋지 않고 국내총생산대비 부채비율도 세계 최고인 상태에서 엔화는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는 일본의 강력한 제조업과 자본수지 흑자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엔화가 항상 안전자산으로 머물러 있기는 어렵다. 일단 달러-엔 환율이 85엔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시장주체들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다. 만약 엔화가 이 선을 상향돌파 할 경우 엔화의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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