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처음 채권시장에 들어올 때만 해도 국채 서로 안 받아가려고 눈치 봤는데..."

김보형 KTB자산운용 채권운용 이사는 16일 외국인이 활발히 국채시장을 찾는 지금의 발전을 보며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채시장의 발전은 좋지만,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양극화하고 있어 한계기업이 스스로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며 "시장참가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유통채권과 수요자의 다양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정책입안자들의 혜안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채 웃을 때 한계기업 쓰러진다" = 김 이사는 지난 1995년 종금사 입사를 시작으로 채권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처음 맡은 일이 국채와 통안채 입찰 물량을 받아오는 일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국채가 유통이 안 돼 기관별로 할당량을 받아오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회사채만 유통됐는데 그것도 은행과 종금, 증권 등 제 2금융권의 보증을 받아야만 했다. 국내 굴지의 업체도 무보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웠다"며 과거를 설명했다. 국채는 유통이 안되던터라 처분도 못하고 역마진이 났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던 사이 1997년, 대우그룹이 부도를 맞는 사태가 터졌다. 채권시장에도 리스크와 크레딧 프리미엄이 부각하면서 국채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국채시장 활성화 대책과 글로벌 재정위기, 최근 웅진건설 사태까지 거치면서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AA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만 유통되는 양극화가 발생했다.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 회피라는 공식은 맞지 않다. 가능성이 있는 한계기업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도산 위기에 있다. 다양성과 함께 채권시장 스스로 자정작용을 키우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과거에 있었던 하이일드 전문 펀드나 낮은 신용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하면 세금을 일부 줄여주는 등의 대책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성 위한 채권시장 이해 필요 = 그는 유통채권의 다양성 외에도 수요자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일부에서 논의하는 연금기관운용액 모두를 직접 운용하는 방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이사는 "일부 위탁수수료 절감을 위한 연금기관 직접운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직접운용으로 만기보유 채권이 늘면 수급 불안정이 생기고 수요자의 다양성도 헤쳐 외국인에 휘둘리는 장세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직접운용을 위해 추가로 드는 비용과 수수료 중 무엇이 더 많이 드는지 진정한 고민과 채권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표 연금기관인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자금 총액은 104조5천억원(전체기금 364조원대비 28 .7%, 국내외투자 합산)에 달하며 위탁운용사는 모두 221개에 이른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 41곳, 국내채권 17곳, 해외주식 32곳, 해외채권 16곳, 국내대 체 67곳, 해외대체 48곳이다.

▲빠른 의사결정이 장점인 KTB = 통하는 사람들끼리의 빠른 의사결정이 KTB자산운용의 자랑으로 내세웠다.

김 이사는 "지금의 상무님, 전략이사님이 모두 채권시장에 정통한 만큼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예기치 못한 위기가 자주 나오는 시기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KTB자산운용은 김 이사와 함께 김정희 상무, 최교전 채권전략 담당 이사가 함께 호흡하며 일하고 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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