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의 중요성에 비해 애널리스트가 너무 적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환율은 국가 경제의 중요 변수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을 미시뿐 아니라 거시적인 측면에서 연구하는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에 대한 분석이 시장규모에 비해 적다"면서 "해당 인력부족이 앞으로 금융시장과 우리나라 경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외환분석을 할 때 단순히 환시 내부요소만을 고려하지 않고 국제 경제상황과 자금흐름 등 거시적 환경변화에 함께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선을 회복할 수 있으며, 유로화-달러 환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장보형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 처음부터 외환관련 분석을 한 것인지.

-- 사실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외환부터 특정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거의 모든 경제관련 분석을 했는데 외환시장도 그중 한 분야였을 뿐이다. 하지만, 연구인력이 충원되면서 현재는 글로벌 금융과 외환시장 분석을 전담하고 있다.

▲ 연구소의 특성상 일반 보고서와는 좀 다른 면에서 외환시장을 볼 것 같은데.

-- 우리는 외환시장 상황을 거시적으로 본다. 목요일마다 작성하는 주간 보고서도 있지만 보통 분기단위로 전망하는 것이 우리 업무에서는 일반적이다. 주간보고서는 큰 흐름보다는 그때그때 나오는 이슈 정도로 접근한다. 집중하는 것은 분기단위의 큰 흐름 예측이다. 이렇게 길게 보며 거시적인 경제 환경변화를 참조해 외환시장에 접근하니 환율 예측력이 이전보다 향상된 것 같다. 논의하는 것은 환율의 방향성 정도며 특정 통화의 환율 밴드를 콕 집어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외환 연구원들에게 많이 배우는 측면도 있다.

▲ 서환시장의 규모와 비교해 외환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적다는 의견이 있는데.

-- 일반인의 참여가 활발한 증시는 연구원도 많으나, 외환시장은 참가자가 한정된 시장이라서 연구원도 적은 것 같다. 그러나 환율은 국가경제의 중요 변수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특히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외환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인력부족이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국내 외환애널리스트가 있음에도 외국계 은행이나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외환 보고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 사실 외환시장의 주요 참가자가 외국계라는 점에서 외국계 보고서를 더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예전보다 외국계 보고서에 대한 의존이 더 커졌을 수도 있다. 외환 애널리스트에 대한 수요 자체가 적은 국내 구조의 문제도 있다.

▲ 외환시장을 분석하는 연구위원으로서 제일 힘든 점은 무엇인가.

-- 우리는 은행과 연관이 있다. 분기 말 시장평균환율(MAR)을 맞춰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업무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수년 전 키코(KIKO)사태 당시 외화자산평가 손익예측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당시 해당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컸던 만큼 연구원들이 많이 비난받기도 했다. 당시 교훈을 많이 얻었다.

▲ 연말 달러-원 환율 전망은.

-- 우선 생각할 것은 주요국 양적 완화로 시장에 공급된 글로벌 유동성의 향방이다. 유동성이 브릭스(BRICs)와 선진국 사이의 틈새시장으로 들어왔다. 경제의 펀더멘털 측면에서나 금리 측면에서나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난 수개월 동안 '틈새시장의 통화'인 원화를 괜찮은 자산으로 볼 이유는 충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원화에 대한 관심이 상승했고 이것이 지난 수개월 동안 빠른 달러-원 환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본다.

연말 달러화가 1,100원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수출업체들의 심리는 한마디로 '팔 수 있을 때 팔자'라는 것이며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으로 인한 환율 하락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외환 당국의 개입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의 재정절벽 관련 논의도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레벨에서 더 하락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 앞으로 유로-달러화 환율의 방향은.

-- 현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유로화는 상승할 것이다. 올해 중반에는 1.2달러까지 가지 않았나. 가장 먼저 지적할 것은 유로지역이 해체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점이다. 유로지역 각국이 파국을 막고자 노력 중이며 유럽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은행동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유로지역 국가들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며 유로지역 해체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유로지역이 해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로화는 내년 평균 1.35달러, 최고 1.4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본다. 유로지역의 붕괴위기는 지나갔고 긴박한 순간들은 넘어갔다고 판단하고 있다.

▲ 최근 엔화 강세가 끝났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왔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현재 일본은행(BOJ)이 양적 완화로 엔 약세를 주도 중이다. 일본 정부도 지속적인 엔 강세의 수용은 어렵다. 당장 올해 하반기 들어 대지진 복구로 경제효과가 사라졌고 무역적자도 지속되고 있지 않은가. 일본 경기 회복의 걸림돌은 엔고현상이며 이 때문에 BOJ는 77엔선을 사수할 것이다. 엔-달러는 내년 지난해 고점인 85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퍼져 있는 극단적 위험회피 심리는 이제 진정됐다고 본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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