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과 해외채권 분석은 따로 할 수 없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외환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없이 해외채권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해외채권 투자에서 환율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해외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통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필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신흥국 통화와 해당 국가의 채권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채권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썼으나, 해외채권에 무게를 두기 시작하면서 외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전통적인 환율 보고서와는 수요층도 다르다"면서 "국내에서도 해외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신흥국 채권은 물론 통화에 대한 수요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유나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 어떤 계기로 외환분석을 병행하게 됐는지.

-- 6년여 동안 국내채권 분석하다가 지난해부터 해외채권 분석을 맡았다. 해외채권 분석을 하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분석 없이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 외환시장은 부가적으로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외환시장을 조금 더 많이 다루는 편이다.

▲ 환율과 해외채권을 함께 보다 보면 다른 외환분석과는 관점이 다를 텐데.

-- 해외채권시장 중심으로 외환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다른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국가의 경제적 펀더멘털과 통화 가치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입도 주시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통화가치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의 채권을 사들이기 때문이다. 주로 신흥국 통화와 해당 채권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신흥국 중에서도 아시아와 브라질 통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엔과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를 기반으로 신흥국 통화를 분석한다.

▲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특히 집중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당연히 현재 호주달러를 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주의 깊게 보는 중이다. 루피아화가 최근 미 달러에 크게 절하됐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경기 회복시 빠르게 올라갈 수 있어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 헤알화보다 멕시코 페소화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페소화는 미국 경기와 연동돼 경기 사이클 원인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터키 리라화도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짐과 터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의지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터키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관측되고 있다.

▲ 일반적인 외환분석 보고서의 수요층이 다를 것 같은데.

-- 당연히 전통적인 외환보고서 수요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해외채권 관련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신흥국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아 보고서나 자문요청도 해당 부문에서 들어오고 있다. 아직은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등이 신흥국 금융시장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최근 채권시장의 '북 클로징 모드'도 해외채권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각국은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조가 끝나 금리차로 얻을 수 있는 채권 수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환율까지 고려한다면 이런 채권에서도 수익이 생길 수 있다. 기준금리가 움직이지 않으니 채권 매입 후 환율 변동을 이용해 환차익을 얻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해외 채권관련 통화에 따라 각 투자자의 손익이 엇갈릴 수 있다고 본다. 금리만 보고 채권에 투자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 신흥국 통화에 대한 정보도 적고, 전망하기도 상당히 어려울 텐데.

--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선 신흥국 통화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라 환율 변동이 심하다. 해당 국가의 정치와 경제 상황 정보에 대한 접근도 상당히 제한적인 면이 있다.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예측이 많이 쉬워졌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관심이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워 시기에 맞게 보고서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획득하는 정보량과 해외 채권, 통화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커지면 각국통화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하려고 한다.

▲ 연말 달러-원 환율 전망은.

-- 연말 달러-원 환율은 1,080원 선에서 횡보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가 아직 강하며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도 살아있기 때문에 달러화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다. 지금 외국인 채권투자자는 달러화 1,090원 선에서 불안해하는 것 같다. 다만, 달러-원 환율의 급등락도 없을 것으로 판단해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는 속도가 느려지겠지만,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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