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정보 분석은 결국 우리나라 금융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일입니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진웅섭 금융정보분석원(FIU) 신임 원장은 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금융기관 창구에서 자금을 어디에 보내는지, 어떻게 보내는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작은 일들이금융시장 투명성 제고와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FIU 설립 초창기인 2002년 이곳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국제회의 등에 활발히 참석하며 FIU가 제대로 기틀을 잡아가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현재 FIU가 사용하는 로고도 그가 직접 디자인했다.

그는 "설립 초창기에 굉장히 열심히, 보람있게 일하고 떠난 기억이 있다"며 "10년 만에 손때묻은, 애착 있는 곳에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 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정보 분석 관련 제도적, 인식적 성장이 상당히 빠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기관 창구 직원들은 물론 각 기관 차원에서도 초창기보다 의식이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며 "정부는 혐의거래보고(STR) 기준 금액도 조금씩 낮춰왔고 보고건수도 해매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FIU가 지난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보고받은 STR 건수는 30여만건에 달하며 이 중 1만5천여건을 법 집행 기관에 넘긴 바 있다.

그는 "FIU에서 일하는 70여명의 여러 기관 전문가들은 `다국적 연합군'이나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 국제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등 FIU가 더 선진화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행정고시 28회로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과 금융위 대변인, 자본시장 국장,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진 원장과의 일문일답.

--FIU가 하는 일을 소개해 준다면.

▲금융기관에서 불법자금이나 자금세탁이 의심된다고 판단되는 자금을 FIU에 보고하게 돼 있다. FIU는 정보를 받아 분석하고 혐의성이 있는 것을 골라 검찰이나 국세청, 금융위 등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보고가 들어오면 전산분석과 기초분석, 상세분석을 거친다.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약 70여명으로 검찰과 경찰,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주력할 일은.

▲우리나라 제도를 보완해 FIU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과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혐의거래보고(STR)와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의 기준 금액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또한 몽골과 방글라데시, 네팔, 미얀마 등에 우리의 경험을 전수해주는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심사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STR과 CTR 기준금액 폐지하는 것 외에 제도 보완이 필요한 게 있다면.

▲테러 자금 관련법이다. 9.11테러 이후 테러 자금 관련 국제 규제가 강화됐다. 우리나라 법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현재는 테러행위나 조직에 대한 규제 적용 범위가 좁은 편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정의를 둘 필요가 있다. 관련 부처가 많기 때문에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영업정지 요구까지 할 수 있게 됐는데 영향력이 더 커질 것 같다.

▲권력이나 권한이 강해지는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국민들의 행동의 변화를 불러올 수는 있다는 측면에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금융기관은 신용이 중요하다. 영업정지 요구 등을 받으면 평판 리스크가 생긴다.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으로 본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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