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그동안 태양광 시장 전망은 밝다고 했지만, 요즘은 업황이 안 좋아 관련 매물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9일 M&A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태양광 업황 악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도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중견 태양전지 전문기업인 미리넷솔라가 매물로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리넷솔라는 지난달 26일까지 LOI(인수의향서)를 접수했으나 단 한 곳도 제출하지 않았다. 2~3곳 정도가 관심을 보였으나 실제로 LOI를 제출한 기업은 없었다.

입찰은 결국 지난달 27일에서 지난 7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없어 본입찰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미리넷솔라는 모회사인 미리넷과 동시에 매물로 나왔다. 미리넷 경우 통신업체 관련 기업 2곳이 LOI를 제출해 S&C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딜을 진행하는 것과 대조된다.

미리넷솔라는 과잉 투자와 태양광 업황 악화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워 법원으로부터 지난해 11월 4일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지난달 말 서울지사의 인원 60% 가까이 퇴사하는 등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일정상의 지연은 있었지만, 모회사인 미리넷과 비슷한 시기 내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현재 여러 가지 변수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리넷솔라는 2008년부터 대구 성서공단 소재 공장에서 태양전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약 200MWp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외형을 확대해갔다.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해 이미 독일과 중국 등 세계 20개국의 30개 업체에 태양전지를 수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현지법인인 엔솔라를 설립하고 새크라멘토에는 대규모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도 세웠다.

공격 경영을 지속한 미리넷솔라는 2005~2009년까지 4년간 순손실을 기록하다 창립 5년 만에 2010년에는 흑자 경영에 성공했다.

하지만, 계속된 투자로 재무가 나빠졌다. 2010년 말 기준 순차입금 의존도는 57%, 부채비율은 664%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도 0.38배로 불과했고 잉여현금흐름(FCF)도 -192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업황이 급격히 나빠진데다 값싼 중국산과도 경쟁도 계속 이어졌다.

국내 IB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럽 시장의 사업 보조금 축소 움직임과 공급과잉, 금융위기 등 태양광 산업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면서 "관련 M&A 시장 위축도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물론 사업상 어려울 때 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중에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도 "공급과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고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대기업이 태양광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다"며 "한화와 웅진 등 태양광에 집중하는 기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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