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달 스페인 카탈루냐주(州)에서 치러진 조기총선 결과 분리독립 움직임이 주춤해졌다. 하지만 독립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고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11월 총선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집권 중도우파 카탈루냐통합당(CIU)이 과반 달성에 실패, 분리독립 운동이 힘을 잃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CIU와 카탈루냐공화좌파당(ERC)은 2014년에 분리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ERC는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지방정부 수반의 재정 정책을 지지하고 그 대가로 마스 수반은 카탈루냐 재정이 어려워지더라도 추가 지출 감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총선에서 사실상 패배한 마스 수반이 세를 결집하기 위해 정치 이념에서 반대쪽에 서 있는 좌파 정당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다른 지역으로 세금을 퍼주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카탈루냐 민심을 의식한 제스처이기도 하다. 카탈루냐에는 스페인 인구의 15%가 살고 있고 이 지역이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담당한다. 카탈루냐 GDP의 8%에 달하는 세수 210억달러는 다른 지역에 투자된다.

분리독립을 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기 때문에 실제로 카탈루냐가 독립할지는 미지수다. 카탈루냐가 스페인과 유로존을 떠나면 새 통화를 고안해야 하는데 이 통화가 유로화만큼의 신뢰도를 얻기 어렵다. 또 카탈루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일각에선 독립 후 카탈루냐의 GDP가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카탈루냐의 독립 여론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씨티그룹과 라보방크는 스페인이 내년 1분기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는 국가 부채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스페인 국채가 대규모 만기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라보방크의 린 그레이엄-테일러 스트래티지스트는 "정치적 관점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자발적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수익률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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