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연말을 맞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내년 외환시장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으나 일치하는 의견은 찾기 어렵게 됐다고 다우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동원, 경쟁적으로 통화가치 절하에 나서면서 시장의 의견이 일치점을 찾기 어렵게 됐다는 게 다우존스의 진단이다.

다우존스는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환율이 움직이는 모습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의 특징이 됐다면서, 이 때문에 IB들이 외환 거래로 거두는 수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주요 IB들의 내년 외환시장 전망이다.

▲크레디트스위스 = 주요 통화들의 박스권 움직임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중앙은행간 정책 차이가 벌어질 여지는 거의 없다. 일본은행(BOJ)은 과감한 통화완화를 주장하는 자민당이 총선에 압승해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완화책을 쓰더라도 미국이 안정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는 탓에 엔화 약세를 견인하는 데 고전할 것이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다시 떠오르면서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내년 말 1.25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다.

▲모건스탠리 = 2013년은 엔화 약세의 해가 될 것이다. 내년 말에 달러-엔은 92엔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BOJ가 한층 강력한 통화완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엔화 약세의 촉매가 될 것이다. 호주달러화는 크게 하락할 것이다. 호주 경제가 둔화하고 금리가 내려가면서 외국인의 투자가 유출, 통화가치 하락을 이끌 것이다.

▲씨티그룹 =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전망이 부각하지 않는 한 내년에 달러 랠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또 유로화를 팔고 수익률이 높은 호주달러나 뉴질랜드달러를 사는 거래가 인기를 끌 수 가능성이 있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계속되는 경기둔화,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로-달러는 1.25~1.35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다. 유로-달러의 상한선과 하한선은 유로존 위기의 전개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엔화는 하락하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달러-엔이 85엔 수준으로 오르는 정도에서 엔화 약세는 제한될 것이다.

▲BNP파리바 = 달러는 미국의 정치권이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 타결에 성공하고 Fed의 양적완화가 지속돼 내년에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미국의 저금리는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를 막아 내년 말 달러-엔은 75엔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 것은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등 원자재 수출국들의 통화에 좋은 징조다.

▲UBS = 달러가 주요 통화 중에서는 상승폭이 가장 클 것이다. 미국은 내년 2.3%의 성장률을 기록, 경기침체 또는 미약한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로존과 영국, 일본 등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Fed의 최근 양적완화는 이미 가격에 잘 반영이 돼 있지만, ECB와 BOJ, 영란은행(BOE) 등이 앞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양책은 반영돼 있지 않다. 내년 말 유로-달러는 현재 1.30달러 수준에서 1.20달러로 하락하고, 달러-엔은 85엔 수준을 보일 것이다.

▲JP모건 = 험난한 트레이딩 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특히 캐리트레이드에 매달린다면 곤경을 겪을 것이다. 캐리트레이드 전략으로 업계가 낼 수 있는 수익률은 기껏해야 2%에 그칠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금리가 모두 너무 낮을 뿐 아니라 많은 중앙은행이 통화 절상에 반대하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 영국의 파운드를 팔고 미국 달러를 사는 게 내년에 가장 유망한 전략이다. 영국 경제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파운드의 '안전피난처(safe haven)' 지위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달러 환율이 1.5050달러까지 하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파운드를 매도할 것을 추천한다.

▲소시에테제네랄 = 내년 중반께 달러가 장기 상승세에 진입할 것이다. Fed와 ECB가 정말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ECB가 직면한 경제적 문제는 더 커질 것이다. 유로-달러는 내년 말에 1.19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