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미국 주택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와 하락했고 유로화 가치 역시 떨어졌다.

미 국채가격은 유럽발 불안과 지표 부진으로 올랐고 유가는 8월 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스페인과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졌다.

스페인은 여전히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짓지 못한 가운데 카탈루냐 지방정부가 독립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구제금융 신청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말할 수 없다"면서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이 '합리적'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스페인 국채금리가 '너무 오랫동안 너무 높아' 경제를 해치고 정부의 채무 부담을 늘린다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100% 장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연 6%를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리스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노총의 24시간 파업으로 전국이 마비됐다.

이들은 그리스 정부의 긴축 재정을 거부하며 임금 동결을 요구했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재정의 약 25% 수준인 115억유로 규모를 2013~2014년에 줄여야 하는 처지로, 공공부문의 임금과 인력 감축, 연금 축소 등 재정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감소한 것으로 나온 것도 투자 심리를 식게 했다.

미 상무부는 8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3% 감소한 연율 37만3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38만채였다.

같은 달 신규주택 중간판매 가격은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 17%나 급등해 지난 2007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로존 상황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미국의 주택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4.04포인트(0.33%) 하락한 13,413.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8.27포인트(0.57%) 떨어진 1,433.3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03포인트(0.77%) 낮아진 3,093.70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는 17에 육박했다.

지수는 장 초반 스페인과 그리스 우려가 재부각된 가운데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후 주택지표도 부진하게 나오면서 주가는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6%를 웃돌았다.

한 증시전문가는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놀랄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감소한 것으로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이 1% 넘게 하락해 3거래일 연속 밀리며 670달러를 하회했다.

구글은 소폭 올랐다. 두 곳의 증권사가 구글의 주가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블랙베리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은 6% 넘게 상승했다. RIM은 가입자수가 예상보다 많다고 발표했으며 내년 초에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후는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켄 골드만을 영입했다고 밝혔으며 주가는 소폭 밀렸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스페인의 불안정성이 부각됐고 그리스의 유로존내 위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87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901달러보다 0.0027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0.08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35엔보다 0.27엔 밀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7.7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7.80엔보다 0.06엔 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가 200일 이동평균선(1.2827달러) 근처까지 하락했었다면서 이 선이 무너지면 유로화가 1.2540달러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뉴욕증시 낙폭이 제한됐고 유로화의 추가 하락 시도가 무산됨에 따라 유로화 역시 낙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인이 구제금융 신청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유로존의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카탈루냐의 아르투르 마스 수반은 전날 의회에서 오는 11월25일 조기 선거를 시행하자고 요구했다. 이는 재정 위기를 겪는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여부를 묻는 사실상의 국민투표로 보인다.

카탈루냐는 현재 매년 다른 자치주에 150억유로를 이전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은 가난한 자치주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비자 신뢰 하락, 금융시장의 계속된 압력으로 경제가 3분기에 상당한 속도로 악화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달부터 부과된 부가가치세(VAT)의 큰 폭 인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말하기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스페인과 그리스 우려가 증폭된 데다 미국 주택지표가 실망스런 모습을 나타내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bp 낮아진 연 1.616%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은 8일 연속 하락해 2011년 5월 이래 최장기 하락을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6/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6bp 내린 2.788%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bp 하락한 0.613%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 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효과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여기세 스페인과 그리스 우려에 따른 유로존 부채 위기 재부각 전망이 안전자산인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5년만기 국채입찰 수요가 강했다면서 다음날 있을 7년만기 국채입찰 수요 역시 강할 것이라는 예상 역시 국채가격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또 분기 말이 다가오는 데 따른 매수세와 장기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자산 재분배 움직임 역시 장기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안전자산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7월 말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1.38%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강한 수요에 힘입어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0.647%였다. 이는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사상 최저치는 지난 7월에 기록한 0.584%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06배를 보여 지난 4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차례 평균은 2.81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2.0%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40%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7%를 나타내 지난 입찰 평균인 8.4%를 상회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스페인의 불안정이 가속화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9달러(1.5%) 낮은 89.98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 8월 초 이래 최저치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이 시민의 저항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그리스 역시 같은 상황에 내몰려 트로이카와의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따라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하며 유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상존해 있어 원유재고 예상 밖 감소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21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240만배럴 감소했다고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했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5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50만배럴 줄어들었고 정제유 재고 역시 5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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