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긴축을 강화하는 스페인의 내년도 예산안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올랐고 유로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스페인발 호재와 입찰 수요 약화로 하락했고 유가는 2% 이상 올랐다.

스페인의 내년도 예산안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긴축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스페인에 대한 불안이 누그러졌다.

스페인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00억유로를 절감하는 내용의 2013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8.9%였던 재정적자를 올해 6.3%, 내년에는 4.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재정을 감독할 독립 기구를 설립, 재정 집행의 투명성도 높이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각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그에 따른 경제 개혁안을 확정하고 오는 29일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고위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의 예산은 지출 감축과 노동 개혁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공업부문 기업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5%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7월과 6월의 각각 5.4%, 1.7% 감소와 비교하면 낙폭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인민은행은 또 이번 주에 사상 최대 규모인 579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과 스페인의 예산안 발표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2.46포인트(0.54%) 높아진 13,485.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3.83포인트(0.96%) 상승한 1,447.15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90포인트(1.39%) 오른 3,136.6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스페인이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함에 따라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하고 중국이 은행시스템에 유동성을 투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계획했던 것보다 세 시간 늦게 2013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세수 확충보다는 지출 감축에 더 집중했다면서도 연금과 보조금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예산의 64%를 복지 지출에 쓰고 독립적인 예산 감독기구를 설립할 것이라고 스페인 정부는 덧붙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는 안정세를 보였고 이 때문에 유럽증시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스페인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세 정당의 대표들이 긴축안의 내용 대부분에 대해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2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연율 1.3%를 나타내 잠정치인 1.7%를 밑돌았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후 최저치로 시장의 전망치 1.7%보다 낮은 것이다.

8월 내구재수주 실적은 13.2%나 급갑했다. 이는 3년 반 만에 최대 감소율을 나타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5% 감소를 예상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만6천명 급감한 35만9천명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37만5천명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이 느린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됐지만 직전주 집계치는 상향 조정됐다.

지난 8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증가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2.6% 감소한 99.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5% 상승을 예상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내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 5~10%에서 10%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3%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3거래일 연속 하락한 애플은 이날 2% 이상 올랐다.

구글은 이날 에버코어 증권사가 주가 전망치를 750달러에서 86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소폭 올랐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스페인이 야심찬 2013년 예산안을 발표한 데 힘입어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확대함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1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74달러보다 0.0040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0.2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08엔보다 0.13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7.60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7.74엔보다 0.14엔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이 예상보다 야심에 찬 내년 예산안을 내놓은 것이 위험거래 증가를 견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인 국채가격은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28일)로 예정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스페인 등급 강등 가능성이 상존해 유로화의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소형 신용평가사인 이건-존스는 이날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CC+`에서 `CC`로 강등했다.

특히 스페인의 내년 예산안이 실질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스페인발 호재가 단기 재료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간 상승에 따른 매물 출회 속에 스페인발 호재로 위험거래가 증가하며 뉴욕증시가 강세를 나타냈고 국채입찰이 그저 그런 모습을 나타내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0/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높아진 연 1.646%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1/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5bp 오른 2.829%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상승한 0.635%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의 2013년 예산안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나 재정긴축 목표 등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스페인발 위험거래 증가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따라서 국채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할 것이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연말에 1.50% 수준까지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는 이날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국채가격에 소폭이나마 하락압력을 가했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1.055%였다. 이는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61배를 보여 지난 4차례 평균인 2.72배를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4.9%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42.4%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7.0%를 기록해 지난 4차례 평균인 11.8%를 웃돌았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와 스페인발 호재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로 2% 이상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7달러(2.1%) 오른 91.85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다음 달 초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 데다 스페인의 야심찬 2013년 예산안 발표 뒤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확대해 유가가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페인의 예산안 발표 뒤 긍정적 시각이 부각됐다면서 그러나 그리스에서 경험했듯이 재정긴축 실행이 예상보다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발 위험거래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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