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을 밑돈 것이 주식, 외환, 채권 등 뉴욕 금융시장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27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는 미국 4분기 GDP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여파로 하락했지만,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업체 페이스북의 상장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반등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악재가 없는 엔화가 상승했다.

유가는 미국 성장이 둔화되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4.4분기 GDP 성장률(속보치)이 연율 2.8%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성장률이 3.0%를 나타냈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기업 실적이 부진하자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4.17포인트(0.58%) 하락한 12,660.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11포인트(0.16%) 밀린 1,316.32를 나타낸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27포인트(0.40%) 오른 2,816.55에 끝났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강세장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1월 들어 보인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지수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친 데 실망하며 하락 출발했다.

작년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8%를 나타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3.0%를 밑돈 것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경제성장률은 1.7%를 보여 2010년의 3.0%를 대폭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수준을 이어갈지에 의구심이 증폭됐다면서 작년 4분기 성장률에 기업재고 축적이 상당한 기여를 했기 때문에 올 1분기 성장률 호조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고용시장 여건 향상에 힘입어 74.0으로 상승해 5개월 연속 개선됐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유로존 내 5개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지수는 이 소식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고 오후 들어 낙폭을 개선하기도 했지만 상승장으로 올라서는 데 실패했다.

쉐브론과 포드는 예상에 못 미친 분기 실적을 내놔 주가가 하락했다. 프록터 앤 갬블도 분기 순익이 49% 급감했다는 소식에 약세를 나타냈다. 스타벅스는 예상보다 많은 순익을 기록했지만 실적 전망치가 부진하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S&P 500지수 상장 기업 중 실적이 예상을 웃돈 사례는 전체의 59%로 평소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국채 교환 협상이 합의까지 한 단계 남았다면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에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더했다.



◆외환시장= 엔화는 작년 4.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해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올랐다.

유로화는 유로당 1.31달러 근처에서 지지된 데다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이 수일내에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달러화에 큰 폭으로 올랐고 엔화에는 낙폭을 대폭 줄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6.68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7.45엔보다 0.77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1.36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48엔보다 0.12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19달러를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03달러보다 0.0116달러나 높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3220달러까지 올라 작년 12월 중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협상이 4%보다 낮은 수준의 표면금리로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작년 4.4분기 GDP 결과 발표 뒤 안전통화인 엔화 매수세가 유입되며 엔화가 유로화와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했고 유로화 역시 달러화에 상승폭을 축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가 부각돼 유로화가 달러화에 급등세를 보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거나 유로존 부채 위기 증폭에 따른 불확실성이 강화될 경우 달러화와 엔화가 동시에 안전통화로 부각됐다"면서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가 초저금리정책을 2013년 중반에서 2014년 후반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뒤 달러화가 안전통화 위상을 일정부분 상실했다"고 말했다.

매크로이코노믹스어드바이저스는 유로존 부채 위기 지속에 따른 수출 둔화와 기업들의 재고 축적 약화 등으로 이유로 올해 1.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1월 소비자태도지수가 75.0으로 상승하며 5개월 연속 개선됐다. 그러나 향후 1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이달 초의 2.7%에서 3.3%로 상승해 증시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하지 못했다.

Fed는 물가 목표치를 2%로 잡으며 인플레이션이 잘 제어될 것으로 밝히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날 오후 늦게 그리스 정부관계자는 다음날(토) 국채교환 협상이 재개될 것이며 수일 내에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치가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 벨기에 등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으나 시장이 이를 무시하는 모습이 벌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미 등급을 강등한 데다 피치의 등급 강등 역시 이미 예견된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인플레이션 우려 상존에도 불구하고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실망감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1/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떨어진 연 1.900%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6/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3bp 낮아진 3.06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거의 같은 0.219%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3%였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0.24%였다.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아 국채가격이 상승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해 오름폭이 제한됐다. 그리스의 국채교환 협상이 수일 내에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국채가격 상승폭에 제동을 걸었다.

향후 1년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3%를 나타내 1월 초의 2.7%를 상회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년 4.4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 하회하는 재료로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9%(메크로이코노믹스어드바이저스 전망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것도 올해 경제가 매우 느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차압 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 주택시장이 조기에 개선되기 어렵다면서 이는 경제성장률 둔화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 5개국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강등했다. 피치의 발표에 주목하는 거래자들이 거의 없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피치사의 이탈리아 등에 대한 등급 강등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보인 데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낙폭이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센트(0.1%) 낮아진 99.56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정유공장이 폐쇄된다 해도 휘발유 소비가 취약한 상황이어서 휘발유 가격 급등에도 유가가 약보합권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와 다우지수 하락이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뉴저지의 코노코필립스 정유공장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유가가 동반 오름세를 보였었다. 여기에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려 유가가 한때 0.9% 이상 올랐었다.

2월물 무연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8센트(2.8%) 높아진 2.93달러를 보였다. 이는 작년 8월3일 이래 최고치이다.

여기에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에 긍정적 재료였다. 달러화가 유로당 1.31달러 근처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됨에 따라 달러 매물이 나와 낙폭을 확대해 한때 작년 12월13일 이래 최고치인 1.3220달러까지 급등했다.

반면 뉴욕증시가 작년 4.4분기 미 국내총생산(GDO) 성장률 예상치 하회로 실망 매물이 나와 하락함에 따라 유가 상승이 제한됐다. 이후 피치가 이탈리아와 벨기에, 스페인 등의 신용등급을 강등해 유가가 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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