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6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 지연 영향으로 하락했고 유로화도 내렸다.

美 국채가격은 그리스 우려로 상승했고 국제유가는 달러 상승 여파로 하락했다.

그리스 정치권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의 2차 구제금융 조건 합의가 지연된 것이 주가와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정당 지도자들과 구제금융 요건인 재정 긴축과 개혁 요구에 관련한 합의를 이끌어 내려했지만 회동 자체가 7일로 연기됐다.

트로이카는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민간부문 임금 삭감과 보충적 연금 삭감, 공무원 감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공공 및 민간부문을 대표하는 그리스 노조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 총연맹(GSEE)은 다음날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키로 하는 등 구제금융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에 필요한 지출 삭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불안해하며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10포인트(0.13%) 하락한 12,845.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57포인트(0.04%) 내린 1,344.33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7포인트(0.13%) 밀린 2,901.99에 끝났다.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를 비롯해 중요한 재료가 없었던 이날 투자자들은 지난주 급등세를 의식하며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주 말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와 과도정부 구성을 지지한 정당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의 2차 구제금융안의 지원 조건에 관해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들은 이날 논의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파파데모스 총리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와의 협상을 벌이기로 돼 있어 정당 지도자와의 회동은 다음날로 미뤄졌다.

그리스는 3월 말께 대규모 국채 상환을 앞두고 있어 그전에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선언해야 할 처지다.

트로이카는 지난해 10월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그리스에 민간부문 임금 삭감, 연금 추가 삭감, 공무원 감원 확대, 상당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스의 공공 및 민간부문을 대표하는 노조 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정부의 긴축 조치에 항의하고자 다음날 24시간 총파업에 나서기로 해 구제금융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한편, 파파데모스 총리는 전날 회동에서 재무부에 유로존을 탈퇴할 때의 비용을 추산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앞으로 18개월 안에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25~30%에서 50%로 커졌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결정 지연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소폭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132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147달러보다 0.0015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0.57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 00.65엔보다 0.08엔 밀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6.58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76.55엔보다 0.03엔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피하려면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리스가 트로이카의 개혁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상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차 구제금융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그리스가 오는 3월 중순에 디폴트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2차 구제금융 지원이 합의된다면 유로존 부채 위기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도래를 맞는 오는 3월의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해 2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한 시장관계자는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야 하는 데다 민간채권단과의 국채교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두 가지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다 해도 그리스가 워낙 작은 국가여서 디폴트를 선언한다 해도 유로존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달러화의 또다른 강세 요인은 지난 주말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호조를 보여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상존한 데 따른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8/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낮아진 연 1.900%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9/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5bp 떨어진 3.080 %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0.238%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문제가 확실하게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한 데 따른 관망분위기가 상존한 데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가 없어 개장 초 국채가격의 등락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은 것은 지난 주말 발표된 1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 호조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거나 무질서한 디폴트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재부각돼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이들은 풀이했다.

AP 등 일부 언론은 이날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이 요구한 1만5천명의 공공부문 일자리 감축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협상 등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인 데다 뉴욕증시가 약세를 기록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93센트(1%) 낮아진 96.91엔에 마쳤다.

반면 ICE 유럽선물시장에서 3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46달러(1.3 %) 상승한 116.04달러에 움직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의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럽 한파 등으로 투자가들이 브렌트유 매입세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WTI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기에 그리스 우려가 상존해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인 것도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증시는 그리스 우려가 지속돼 장중 내내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다음 달 초 미국을 방문한다.

그의 방미 목적은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이스라엘 공공활동위원 회(AIPAC)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관심은 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미 정부 수뇌부와 만나 이란 공격 옵션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할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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