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 늘어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40만명↑

- 수령자 비율 상승 탓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 고용 상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심리적 기준이 되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 40만명이 실제로는 더 높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통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40만명 아래로 내려가면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36만6천명으로 지난 2008년 5월 이후 3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구자 수가 2주 연속으로 40만명을 밑돌면서 시장은 이를 미국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고, 이에 힘입어 15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최근 추세로 볼 때 고용 증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40만명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WSJ는 작년 10월 이후 꾸준히 일자리수가 늘어났지만,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40만명 근처에 머무르거나 그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고용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음에도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40만명을 웃돈 데에는 수령자비율이 그동안 급등했다는 점이 있다.

이전에는 실업자 중 ⅓ 정도가 실업보험을 신청했다면 현재는 그 비율이 절반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먼저 개선된 실업보험 조건이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실업보험 수령액을 25달러 늘리고 누적 수령액이 2천400달러가 될 때까지 연방 소득세를 감면 혜택을 줬다. 최대 수령 가능 기간은 99주까지 늘어났다.

또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하면서 장기 실업자가 늘어났다는 점이 있다.

실직자의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40만명 밑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이전만큼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낙관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의 경제담당 고문을 맡았던 자레드 번스타인은 고용 증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실업보험 신청자수가 40만명보다 높아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번스타인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실업자들에게 진정으로 실업수당이 필요하다는 점은 실업보험 수령자비율 상승과 더 많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이외에도 실업보험을 신청할 자격이 되지 않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실업보험을 신청하지 않는 실업자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장은 40만명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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