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스페인 구제금융 호재의 약발이 사라지며 하락했고 유로화도 주요 통화에 대해 내렸다.

美 국채가격은 유럽발 우려로 상승했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스페인이 1천억유로(한화 146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는 화색이 돌았지만 뉴욕금융시장에서는 이 재료가 별다른 효험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재료가 희석되면서 17일 예정된 그리스 2차 총선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고 이는 주식과 유로화 등 위험자산의 하락을 유발했다.

유럽연합(EU)은 애초 '조건없는 지원'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스페인 은행권을 감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스페인 구제금융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는 등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 주요 지수는 스페인이 은행 구제금융을 통해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회의론이 확산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2.97포인트(1.14%) 하락한 12,411.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16.73포인트(1.26%) 낮아진 1,308.9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8.69포인트(1.70%) 떨어진 2,809.7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스페인이 1천억유로에 이르는 은행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장의 안도감은 급격히 회의론으로 바뀌며 주가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으며 장 막판 낙폭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구제금융만으로 스페인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1천억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도 은행권을 구제하기에 충분한 자금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발앤게이너의 매트 매코믹 펀드매니저는 "스페인 구제금융은 또 다른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도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스페인 구제금융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1천억유로의 지원금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그리스의 총선을 앞둔 우려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그리스에서는 총선을 통해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안을 계속 이행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유로존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등의 제품과 소프프웨어를 공개했다.

콘퍼런스는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애플의 주가는 1.58% 하락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결정에도 비관적 시각이 부각됨에 따라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내려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1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482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516달러보다 0.0034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99.16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9.48엔보다 0.32엔 낮아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9.44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79.47엔보다 0.03엔 밀렸다.

독일과 핀란드가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의 주체로 기존 유럽재정 안정기금(EFSF)보다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SM은 EFSF를 대체해 내달 설립되는 항구적인 유럽 구제금융 메커니즘으로, 이를 통해 지원하는 융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융자를 제외한 어떤 채권보다도 우선 상환 권한을 갖는다.

예컨대 스페인이 국가부도에 처하더라도 ESM은 스페인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보다 먼저 빚을 상환받게 된다.

이에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라디오방송인 도이칠란트풍크 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의 구제금융 제공 절차와 관련 "프로그램이 유지되고 있는지 트로이카의 세밀한 감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그러나 "이번 사안은 전적으로 스페인 은행들에 관한 것이지 스페인 금융 정책이나 국가 전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전과 강도가 다른 유로존의 우울한 시즌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스페인 은행권의 자본확충이 스페인의 부채 위기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유로화에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오는 17일로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에서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다수당이 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 침체를 견인할 재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구제금융은 통상 부채 위기의 시작을 알렸다면서 스페인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한 구제금융 결정은 스페인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스페인 우려가 점증할 경우 이탈리아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전망이 강화되면 이는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유로존 부채 위기 공포를 부추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스페인 부채 위기 우려가 상존해 뉴욕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전널(WSJ)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0/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낮아진 연 1.60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8/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3bp 내린 2.720 %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3bp 빠진 0.696%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7일의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시리자가 다수당이 되고 스페인 부채 위기가 악화될 경우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3%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1천억유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으나 스페인이 부채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스페인 부채 위기가 점차 고조될 경우 이탈리아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같은 시나리오 하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등의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미 경제성장률 역시 유로존 부채 위기로 둔화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고 인플레이션 역시 잘 제어되고 있어 Fed가 오는 11월의 대선이라는 부담만 덜어낸다면 3차 양적완화(QE3)는 아닐지라도 QE2.5 버전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합의에도 스페인 우려가 재부각된 데다 그리스의 2차 총선에 대한 우려가 증폭돼 하락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40달러(1.7%) 밀린 82.70달러에 끝났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0월 이래 최저치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 합의라는 호재가 소멸됐다면서 이는 은행권에 대한 지원만으로 스페인 및 유로존 부채 위기가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급등세를 나타냄에 따라 3% 넘게 급등했던 유가가 반락했다면서 이는 달러화가 유로화가 반등한 데다 뉴욕증시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스페인 은행권이 아닌 스페인 자체가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으로 10년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연 6% 위에서 거래되는 등 금리가 위험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유로존 위기가 심화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침체의 본격적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정부는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이란산 원유수입에 따른 금융제재의 예외 국가에 포함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유가 하락에 도움됐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의회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한국 외에도 인도, 터키, 남아공, 대만,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이 이란제재법의 예외를 적용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오는 28일부터 미국과 금융거래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일부 국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했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