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프랑스 등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여파로 하락했다. 유로화 역시 등급 하향 소식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유럽발 위기가 부각되자 안전자산 매수 현상으로 미국 국채는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로존 9개 회원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S&P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강등한데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각각 'A'와 'BBB+'로, 두단계씩 내렸다.

포르투갈 신용등급 역시 'BB'로 두 단계 하향됐다. 그나마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유럽 재정 위기 극복의 키를 쥐고 있는 독일의 신용등급이 유지된 것이 위안이었다.

S&P는 최근 몇 주간 유럽 정책 결정자들이 내놓은 정책 계획이 현재 유로존에 계속되고 있는 체계적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에 따라 신용등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럽발 악재에도 뉴욕 증시의 낙폭은 크지 않았다.

프랑스 등급 강등의 경우 예상됐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뉴스가 발표되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고 뉴욕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식시장= 주요 지수는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8.96포인트(0.39%) 하락한 12,422.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6.41포인트(0.49%) 내린 1,289.09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3포인트(0.51%) 밀린 2,710.67에 끝났다.

이날 하락했음에도 3대 지수는 이번 주에 모두 상승했다.

지수는 신용평가사 S&P가 빠르면 이날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일부 회원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는 보도에 시종 하락 압력에 시달렸다.

외신들은 유럽연합(EU) 관료들을 인용해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급이 한 단계 하향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급이 두 단계 낮아질 것으로 보도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는 기존 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재무장관이 오후에 자국 신용등급이 강등됐다고 확인했고 이탈리아 국영 통신 ANSA도 이탈리아 정부가 S&P로부터 등급 강등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프랑스가 보증의 주축을 맡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차입 비용이 늘어난다. EFSF가 그리스를 비롯한 부실국에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불안도 투자심리를 위협했다.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은 이틀에 걸쳐 국채 교환 방식을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그리스 정부는 국채 교환이 조만간 합의되지 않으면 그리스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협상은 오는 18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3년물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증시는 등급 강등 악재를 이미 반영했고 미국이 유럽에서 디커플링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주가 낙폭이 제한됐다.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3차 양적 완화를 예상하는 발언을 한 것도 지수 급락세를 막았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는 주택담보증권(MBS)을 추가 매입하면 미국 경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올해 경제가 상당히 악화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강력한 무기인 양적 완화를 재가동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설득력 있는 사례가 없다고 말해 이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감소했다고 밝혀 주가가 하락했다. 다음 주에는 금융업체를 중심으로 S&P 500지수 상장사의 25%가 실적 발표에 나선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재무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일부 지역에서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미 금융 당국에 통보했다. BoA 주가는 2.6% 하락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프랑스 등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68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27달러보다 0.0143달러나 떨어졌다.

유로화는 등급 관련 보도가 나왔다고 LCH클리어넷이 이탈리아 국채 거래 증거금을 인상한다고 밝혀 한때 1.2622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2010년 8월25일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97.61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50엔보다 0.89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97.16엔까지 내려앉아 2000년 1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6.9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6.79엔보다 0.16엔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루머는 이미 작년 말부터 상당부문 반영된 상황이라면서 독일 등급 강등이 없었던 것이 유로화의 낙폭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프랑스가 등급 강등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프랑스 야당들의 움직임과 오는 1월30일의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결과 등이 향후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발행 채권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구제기금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한편, 그리스가 민간채권단과 국채 교환협상에 실패한 것도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부각됐다.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사무총장 등 민간채권단 대표들과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 및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등은 이날 아테네에서 이틀째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몇 가지 세부사항들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협상이 오는 18일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프랑스 등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보도가 쏟아져 상승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작년 말부터 상당 부분 금융시장에 반영된 데다 뉴욕증시 낙폭이 줄어 국채가격 상승폭 역시 제한됐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6/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bp 낮아진 연 1.87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6/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6bp 빠진 2.913%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거의 같은 0.233%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으나 독일의 등급이 강등되지 않아 국채가격 상승폭이 제한됐다면서 프랑스 등급 강등은 상당부문 금융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뉴욕증시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낙폭을 축소한 것도 국채가격 오름폭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프랑스 등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의 신용등급 보도가 쏟아져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급등세를 보여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센트(0.4%) 밀린 98.70달러에 끝났다.

이번 주 유가는 2.8% 떨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나이지리아 파업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의 이란 석유 금수조치 연기와 유로존 등급 강등 보도에 따른 달러화의 대 유로화 급등세로 유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지속하는 한 유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프랑스 통신사인 AFP는 프랑스 정부가 이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미 프랑스 등급 하향 조정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프랑스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역시 한 단계 강등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통신을 부연했다.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한 프랑스 TV를 통해 등급이 한 단계 강등됐음을 공식 인정했다.

여기에 JP모건의 4.4분기 순익이 감소세를 나타내 뉴욕증시가 하락압력을 받은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WTI의 3개월래 목표가격을 당초 104.50달러에서 11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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