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부터 구성이 본격화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금융 관련 안건을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할 것 같다.국내외 경제위기의 본질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등 금융의 위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당장 환율전쟁 전황부터 챙겨라=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유럽의 재정위기도 미국의 무제한적 양적완화 탓에 촉발된 환율전쟁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먼 사태 직후 미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헬기를 타고 달러화를 공중에서 살포한다는 의미의 '헬리콥터 벤' 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달러화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거 찍어냈다. 이로인해 애꿎은 유로존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로존 국가들은 금리와 환율 정책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위탁한 상황에서 재정정책만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의 부실과 복지 등에 대한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국가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일부 국가는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결국 유로존 사태도 환율 전쟁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환율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아베 정권은 윤전기를 무제한으로 돌려서라도 고질적인 디플레이션 경제를 극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엔화값도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달초 1,316.86원에서 지난주말 1,275.48원으로 수직낙하했다.

수출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2011년 기준으로 57%에 육박하는 우리 경제 체질을 감안하면 환율전쟁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대응해야 할 안건이다.

▲ 연못에 갇힌 고래, 국민연금을 구출하라= 옹달샘에 갇힌 고래 신세로 전락한 국민연금의 개편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도 중요하다.올해말 기준으로 3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은 불과 1년 후인 2013년말에431조원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 규모가 342조5천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거시경제 운영의 가장 큰 상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주요 상장 기업만 200개 이상이다. 이른바 대한민국 지주회사인 셈이다. 이런 국민연금을 더 이상 복지의 차원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 국민연금은 곧 재정 구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범정부 차원에서 근본적 체질 개선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을 활용하기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과 경제 현안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 국민연금이 금융시장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경제민주화의 유력한 추진 동력도 대한민국 지주회사인 국민연금에서 찾울 수 있다. 부처 이기주의 등으로 국민연금의 소관 이전에 대해 말도 꺼내지 못하는 상태로 더는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서 안 된다.

▲국제금융기능은 거시 총괄 기능과 함께= 정부조직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국제금융 기능을 기획재정부와 분리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외에 완전 개방된 작은 경제 체제'에서 외환정책을 골자로 하는 국제금융기능이 거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부와 분리될 경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감독과 정책이 한 몸에 있는 금융정책 부문에 대한 분리 여부가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감독 기능과 법률안 제정 정책을 결정하는 기능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더 건강한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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