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미국의 국채가격 거품론으로 대표되는 '채권 약세론'이 연말 들어 월가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는 24일 세계적인 인수합병 전문지인 '딜북'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한 글로벌 금융인사의 발언을 토대로 작성한 '美 전문가들의 경제전망과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다수 전문가가 당분간 디레버리징과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겠지만, 내년 후반부터는 금리 상승 등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채권투자 비중축소가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는 평가다. 반면 유럽의 부실자산, 에너지 관련 산업, 미국 부동산 등의 투자 매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CEO는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유발하는 글로벌 디레버리징이 계속되고 재정긴축 등으로 당분간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양적 완화의 효과는 작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신용위험이 좀 더 축소될 것이나 내년 후반부터는 이러한 현상이 완화돼 금리가 상승하고 자산시장 전반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점차 채권의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은 "세수 증대와 재정 긴축으로 미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되나,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주택구매 등으로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향후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 부동산 관련 부실자산의 기대수익률이 10% 이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다만 환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대표는 "시장심리가 재정절벽 우려로 과도하게 위축됐는데, 최근 협상 진전으로 다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저금리가 계속되겠지만, 장기간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거품이 갑자기 꺼지는 것처럼 금융시장의 상황도 급반전될 수도 있다"면서 "유럽은행들의 부실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산업도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진단했다.

또 월가는 연말을 전후해 재정절벽 완화를 위한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로 이를 토대로 글로벌 금융시장도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면서, 다만 내년 경제전망에는 이견이 혼재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ec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eco28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