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드디어 터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호황'에서 '불황'으로 기조를 바꾸며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이달 중국의 신규주택가격이 지난달보다 35% 하락했다며,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고자 고군분투했던 중국 당국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경제 위험요인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주택 구매에 규제를 가하는 중국 당국의 입장과 주택건설업체에 대한 은행권의 강화된 대출 기준이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중국 주택건설업체들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의 찰린 추 중국은행 담당 헤드는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속도로 성장하려면 파이낸싱을 늘려야 한다"며 "중국이 차입을 과도하게 했고, 이는 은행권 펀더멘탈을 저해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중국 은행권이 자금조달에 대한 압력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중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파이낸스 시스템이 GDP대비 19%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칭후아대학의 패트릭 쇼바넥 교수는 "지난 8월 건설업체들이 매도하지 못한 재고 규모가 5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 경착륙 우려도 제기된다.

소비는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48% 급감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6%만을 차지한다. 투자는 GDP 대비 50%로 늘어나며 통상적인 기준을 넘어섰다.

중국 인민은행(PBOC)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총통화(M2)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12.7%였다. 신규대출은 지난달보다 5% 감소했다.

인민은행은 올 한해 고속 성장 대신 성장의 속도를 완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유럽의 재정 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인플레이션이 소폭 완화함에 따라 긴축을 종료하고 완화정책으로 선회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중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는 것도 경제 경착륙을 경고하는 신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5월 이후 30% 하락했다. 지난 2008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60%가량 낮아진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브릭스(BRICS) 신흥국의 경제도 경착륙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스트래티지스트는 "BRICS가 무너지고 있는데 국가들의 경제위기는 신용의 호황과 불황 주기에 따른 것"이라며 "인도의 산업생산이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브라질도 곧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BRICS 국가들이 전세계를 디플레이션 충격에 빠뜨릴 수 있다"며 "중국이 GM 자동차 수입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뿐더러 중국이 내년에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무역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 통화위원을 지낸 리양(李揚) 중국사회과학원 이코노미스트는 3조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액이 무역흑자에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이는 단기성 투기자본인 핫머니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리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으로 자금이 일방적으로 유입되거나 위안화 상승에 베팅하는 것은 옛날 얘기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것은 당국의 긴축정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은 부동산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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