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삼척 발전소 조감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동양그룹은 내년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현재의 사업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룹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ㆍ건재 부문이 불황에도 수익성을 내고 있지만, 이자비용이 동양이 가진 현금창출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동양의 현실이다.

동양은 내년 국내 성장률을 계열사인 동양증권의 전망한 3.3%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QE)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전망한 2.2%보다는 높은 수치다.

또, 달러가 많이 풀린 데 따라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동양은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 범위를 1,000~1,050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수출 비중이 약 20% 내외인 동양은 원화 강세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고, 오히려 원화의 강세는 동양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시멘트 원료비중 88%를 차지하는 유연탄의 조달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핵심 사업부인 동양시멘트는 원화의 강세가 나타나면 이득을 보는 구조다"며 "유연탄이 톤(t)당 140달러에서 최근 90달러 수준으로 낮아진 데 따른 효과와 맞물려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한몫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걱정하는 것은 자금조달시장이다. 현금창출력에 약한 동양은 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수혈했다.

동양은 최근 웅진 사태에 따른 회사채 시장의 경색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AA'등급 우량 회사채도 발행 계획을 철수하거나 미매각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는 최근 동양의 지주회사 격인 ㈜동양과 그룹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을 각각 'BB'와 'A-'로 강등했다.

회사 측은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최근 내건 '구조조정 로드맵'은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발표한 '구조조정플랜'에 따르면 동양은 단계적으로 그룹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사업부인 동양매직(가전)과 동양레미콘(건재), 한일합섬을 매각할 방침이다.

최근 시멘트 수송선 9대를 팔아 350억원을 마련해 구조조정의 첫발은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보유 골프장과 공장 등의 자산유동화(ABS)도 진행한다.

동양은 내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에너지ㆍ금융ㆍ시멘트 기업으로 변모할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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