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LG유플러스가 단말기 할부채권을 유동화 해 8천억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나선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단말기 할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내달 9일 8천37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대표주간사, 하나대투증권과 산업은행이 공동주간사를 맡았고 대우증권과 LIG투자증권도 인수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에도 단말기 할부채권을 기초자산으로 4천50억원의 ABS('유플러스엘티이제일차 ABS')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행한 ABS는 총 9개의 트랜치로 구성됐고, 이 가운데 120억원이 후순위(신용등급 BBB)로 발행됐으나 이번에는 총 13개의 트랜치로 전부 선순위로만 구성된다.

만기는 3개월부터 42개월까지 트랜치별로 3개월 단위로 나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2일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번에 ABS로 8천370억원을 조달하면 불과 한달새 자본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하는 셈이다.

12일 회사채로 조달한 2천억원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1천억원을 갚고, 나머지 1천억원은 삼성전자로부터 납품 받은 단말기의 대금을 갚는데 썼다.

이번에 ABS로 조달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인데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과 투자비 등에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단말기 할부채권은 부채는 아니지만 채권자의 연체 등이 발생하면 잠재적인 우발채무로 인식되기 때문에 마냥 쌓아 둔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를 즉각적으로 현금화시킬 수 있다면 재무건전성 개선은 물론 현금흐름에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대규모의 단말기 할부채권을 유동화 해 현금을 마련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LTE 시장에서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빠른 가입자 확보와 시장 선점으로 단말기 할부채권이 늘어난 상황이다.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를 빠르게 현금화 함으로써 추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자금에 활용하려는 전략도 대규모 발행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1월에 ABS를 발행하면서 국내 최초로 'Book-off' 방식으로 발행하는데 성공하면서 낮은 금리에 조달할 수 있었던 점도 자신감을 키웠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인해 ABS 발행시 자산보유자(발행사)와 유동화목적회사(SPC) 간에 연결 이슈가 발생하면서 ABS 발행이 급격히 줄어든 바 있다.

과거에는 매출채권 등 부채 성격의 자산을 SPC로 넘겨 유동화하면 발행사의 부채가 떨어져 나가는 효과를 봤는데 IFRS 도입으로 이러한 점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단말기 할부채권을 유동화하면서 국내 회계법인으로부터 'Book-off'를 인정받았다. 국내 최초였다.

단말기 할부채권을 유동화하면서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던데다, 재무개선 효과도 톡톡히 본 것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ABS도 동일한 구조로 발행되는 만큼 LG유플러스는 동일한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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