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25~27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로존 우려 완화 속에 제한적인 조정 장세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이 설 연휴로 휴장한 사이 뉴욕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욱 확산됐다.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그리스의 국채교환 협상에 대한 낙관론에 따라 지난 주말부터 이틀간 9bp 가까이 상승하며 2.069%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밤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확산된 데 따라 채권금리의 약세 흐름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5일 지난 12월 8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26일 한은은 지난해 4분기와 연간 국내 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같은날 1월 하반월 금통위를 개최한다. 한은은 이어 27일 각각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1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내놓는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지난해 12월 증권회사의 콜차입 등 단기자금조달 현황을 발표하고, 26일에는 지난해 12월말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 현황을 공개한다.

▲'외국인, 일부 사들여도..'= 지난주(16~20일)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증시 호조 속에 3년과 5년물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프랑스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 하락을 계기로 유로존 우려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차원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며 국내 채권시장도 조정 압력을 받았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전통적인 환 베팅 세력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국고채 3년물을 1천900억원 이상 사들였지만, 시장의 강세 흐름은 철저히 제한됐다. 국고채 3년물 지표 금리는 지난 18일 당일 종가 기준 1bp 하락한 데 이어 19일에는 2bp 오히려 상승했다. 외국인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국내 채권시장이 2천억원 가까운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에도 옴짝달싹하지 못한 셈이다.

시장은 이번 주도 글로벌 증시의 호조 속에 국내외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의 증시 강세 흐름이 다소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흐름은 언제든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확산됐다.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민간채권단은 국채교환 협상의 표면금리 문제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식 속에 채권금리의 조정 금리에 따른 대기매수세도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박스권 상단 돌파 테스트= 전문가들도 당분간 채권 매수에 대한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일시적인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 속에 국고채 금리의 조정 압력도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다만 현재의 조정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확률이 크며,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 등 대외여건 불안 속에 채권시장의 강세 흐름이 재차 전개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말까지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금리는 박스권 상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국고3년 기준 10~20bp 정도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으며, 작년 4분기 물가부담과 선진국 경기개선 조짐으로 기록했던 3.5% 중반 정도가 큰 틀의 박스권 상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여전히 선진국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유럽부채 문제에 대한 신뢰성과 관련해 금리 상승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 채권금리 상승이 제한되고 있고, 그리스 부채협상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을 기반으로 한 구제금융 확대, 은행들의 자본확충 등 많은 이벤트가 남아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경제 여건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고 유럽의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은 연말 소비시즌에 따른 계절적인 효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1분기 후반 정도에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 부각과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로 인해 다시 글로벌 안전선호 심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채권수익률이 박스권 상단으로 이동하겠으나, 풍부한 유동성과 여전히 높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금리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의 극단적인 하방 위험은 다소 완화됐다"라며 "국내 당국의 확고한 물가안정 의지 강조가 더해지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12월에 비해 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채권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지겠지만 향후 1~2개월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완화되는 만큼 채권금리는 단기물 중심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며 "국고3년-10년 스프레드는 37bp를 목표로 40bp 이하에서는 2~3년 영역의 채권을 추가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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