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대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마감됐다. 투표율 75.8%에, 박 당선인의 득표율은 51.6%로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51%라는 득표율은 숫자상으로 의미 심장하다. 경제 기자의 입장에서 이 숫자는 우선 `지분율'을 연상케 한다.

주식회사에서 지분율 51%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독자적으로 다른 주주의 반대에도 의결을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의미다. 즉, 경영의 권한을 갖는 것이다.

물론 회사와 달리 국가에 있어서는 민의에 대한 지지 비율이지 소유 권한은 아니지만 5년간 박 당선인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경영하는 데 있어 절반 이상의 이행권한을 득한 것이다.

경제.금융계는 당선인의 관련 정책에 대한 예상과 대응에 골몰하면서도 일단은 조심스럽게 행보를 지켜보는 양상이다.

가계부채 등 민생 정책은 물론이고 `경제민주화'라는 슬로건 하에 대기업 순환출자금지와 관련한 강도라든지 금융시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틀이나 변화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비정규직 차별이나 특수고용직 권익 보호, 중소기업적합업종의 실효성과 납품단가 협상력 제고, 대형유통업체의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근절 등 사안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당선인이 이런 미세한 부분에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세웠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분 51%'의 민의를 획득한 국가 최고 경영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경제문제'라는 것이다. 일단 지금은 경제 위기의 공포가 활개치는 계절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고통 직전의 불안이라는 말도 있다. 불안감을 잠재울 강력한 `경영방침'이 당선자와 인수위로부터 나와야 하라 것 같다.

당선인이 난해한 현 경제문제를 해결하려면 극적인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까지의 임시방편적이고 국지적인 방식보다는 뭔가 시원하게 물꼬를 트는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스티브잡스 애플 전 CEO는 경영의 핵심을 `기존 질서와 철저히 다르게 한다'는 대원칙하에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발전적인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 기술력 과신하기보다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추라는 명제도 지켰다. 박 당선자에 대입해서 말한다면 국민의 눈높이에서, 경제.금융시장이 요구하는 실제 범주에서 경제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강령으로 바꿔볼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한가지. 기업처럼 국가의 경영도 인사가 만사라는 점이 간과되선 안될 것이다. 경제금융계 수장들에 대해 속칭 `보은인사' 차원에서 인사를 행한다면 과거 대통령들이 겪었던 오류를 다시 범할 수 있다. 최고 경영자인 당선인이 불안한 경제민심을 진정시키려면 우선적으로 관련 인사가 정당하다는 업계와 국민의 평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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