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이제 스와프 시장에서 주문처리(플로우)에 대해 알려면 증권사에 문의하는 게 빠르다.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외은지점)은 요즘 많이 죽었다."

한 외국계 은행 운용부문 대표의 푸념이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중앙은행들을 원화채권 시장에 끌어들인 데 이어 스와프시장까지 중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고유 영역으로 불리던 스와프시장에서도 선전하면서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추세다.

2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BIS가 정한 주요 10개국(G10)의 통화스와프(CRS) 시장 거래규모는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24조 1천56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6.0% 증가했고 거래규모가 계속커지는 추세다.

<표> 국제결제은행(BIS) 주요 10개국(G10)의 파생상품 거래규모 변화(단위: 십억달러)

Jun-10Dec-10Jun-11Dec-11Jun-12
Currency
swaps
16,360
19,271
22,228
22,791
24,156
Interest
rate swaps
347,508
364,377
441,201
402,611
379,401


금리스와프(IRS) 시장의 성장세는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장외파생상품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IRS의 거래규모는 379조 4천10억달러로 전체 파생상품 거래의 59.4%를 독식한다. 단일 파생상품 시장으로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확장 세인 CRS시장은 국내 증권사에도 영업기회가 됐다. 앞선 외국계 은행의 운용부문 대표는 "중공업체를 포함한 국내 기업의 CRS 주문처리(플로우)는 국내 은행이 도맡아 하고 증권사들은 구조화 채권과 관련한 고객을 많이 유치했다"며 "과거 파생상품의 플로우는 외은지점들이 독차지했지만, 지금은 미국계 은행과 영국계 은행 한 곳씩 정도만 눈에 띄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스와프 브로커는 "국내 증권사라고 특별한 비기를 가진 것은 아니고 한국 특유의 적극적인 친화력을 내세우고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것뿐이다"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는 과정에서 CRS와 IRS가 우선순위로 꼽혔다"고 전했다.

IRS시장에서 외은지점들의 중개활동이 주춤한 상황도 국내 증권사들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다른 외국계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외은지점의 IRS 주문은 글로벌 헤지펀드에서 많이 나오는데 최근 한국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후 변동성이 줄어서 헤지펀드 운용자들이 비용도 나오지 않는다고 여기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의 스와프 딜러들이 과거에는 외은지점을 통해 거래했는데 요즘은 증권사로 거래상대가 바뀌었다"며 "국내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스와프 딜러는 "중소형 증권사의 운용팀 중에는 IRS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곳이 생기고 있고 대형사들은 원자재 시장까지 준비하는 실정"이라며 "노하우가 쌓이고 홍콩 이외 다른 글로벌 거점으로 증권사들이 진출하면 중개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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