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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험한 산에서 사는 야생 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가끔 무서운 동물에게 쫓기는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이 나귀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이곳저곳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고 나무 아래에서 쉴 수도 있었다. 다만 먹을 것이 부족해 항상 배가 고픈 것이 문제였다.

어느 날 나귀가 먹을 것을 구하려고 인근 마을로 내려왔는데,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집 나귀 한 마리를 보았다. 그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풀을 먹고 있는지라 그 모습이 너무나 안락하게 보였다. 야생 나귀는 집 나귀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참으로 부럽다. 여기 저리 힘들게 돌아다니지 않고 주인의 목장에서 편안하게 풀을 뜯어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 포동포동 살진 모습이 참으로 좋다.' 야생 나귀는 제대로먹지 못해서 비쩍 마른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얼마 후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던 야생나귀는 무거운 짐을 잔뜩 쥐고 낑낑거리며 걸어가는 집 나귀를 만나게 되었다. 나귀 몰이꾼은 집 나귀를 끌면서 채찍으로 나귀의 살찐 엉덩이를 마구 내려치고 있었다. “이 놈아, 게으름 그만 피우고 부지런히 걷지 못해!”

이 모습을 본 야생 나귀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소리쳤다. “저런! 나는 그가 더 이상 부럽지 않아! 잘 먹는 대신에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구나!”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마디로 말하여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리를 전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 기대수익이 높으면 위험도 크기 마련이고, 월급을 많이 받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 잘 먹는 집 나귀는 대신에 노동과 억압에 시달려야 했다.

반복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건 진리이다. 그런데 요즘 신문, 특히 정치면을 보노라면 온통 공짜 판이어서 걱정스럽다. 정치지도자라는 양반들이 여건 야건 가릴 것 없이 ‘복지!’를 외치고 있는데, 글쎄다. 그 돈을 어떻게 충당하는지 방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대학 등록금은 공짜이고, 60세만 되면 평생 연금이 나오고, 공무원으로 한번 들어가면 평생 잘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나라 - 그리스가 오늘날 왜 이 지경이 되어 유럽, 나아가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전락하였는지 정치인들은 정녕 모르는 것일까?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외국인들의 기세가 무섭다. 어어 하는 사이에 하루에 1조 이상의 물량을 주식매수에 쏟아 부으며 지수를 1,950선까지 올려놓았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사들인 금액은 3조646억원에 이른다. 주간단위로 역대 두 번째의 많은(최대는 2009년 9월 둘째 주의 3조6천877억원) 규모이다.

대체 이들이 무슨 생각에서 과감한 매수세를 펼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외국인도 아닌데다 나야 ‘차트쟁이’인지라 그런 일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차트로 본다면 현재의 추세는 외국인들이 사들이건 말았건 상관없이 뚜렷한 상승추세인 것이 분명하다. 지난주에 언급하였듯 기술적 지표들이 ‘매수’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트는 상승세가 ‘날씬'하다. 가장 기본적인 이동평균선만 보더라도 5일-20일은 골든크로스를 만든 지 오래고, 당장 오늘이라도 20일-60일선이 다시 골든크로스를 나타내면서 결국 5일-20일-60일선이 나란히 늘어서는 정배열을 이룰 예정이다.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이라는 것은 그만큼 상승추세가 더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뜻.

일목균형표도 같다. 상승추세의 내음이 솔솔 풍긴다. 기준-전환선은 이미 호전되었으며 후행스팬도 26일전의 주가를 상향돌파하였다. 전환선의 방향도 좋아서 지수가 와장창 큰 폭으로 추락하여 1,844 이하로 내려서는 일만 없다면(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번 주 내내 전환선의 방향은 매일같이 상승세를 지속할 예정이다. 그런데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코스피지수가 구름 상단을 훌쩍 넘어서서 내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무식하게 말하여구름 위=상승추세라고 보면 틀림없다.

모든 점에서 현재의 추세를 상승세라고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전략은 지난주에 이어 단기매수이다.

그런데, 눈을 크게 뜨고 장기차트를 길게 본다면 현재가 상승세인 것은 분명하되, 그것을 과연 ‘추세적 상승’으로 말할 수 있는지는 의심이 간다. 솔직히 추세적 상승을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주간기준으로 차트를 바꾸기만 한다면 금세 상황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지수는 답답하게도 구름 아래로 내려선 꼴.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도 현재의 상황은 반등 B파동으로 간주된다.

여하간 단기적인 관점에서 말한다면 아직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이번 주 25일과 26일이 변화일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변화일이라고 하여 반드시 추세가 반전(reversal)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일을 전후하여 기존의 추세가 강화(accelerate)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이제까지의 추세 방향이 뒤바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변화일은 변화일. 이 날을 전후한 추세가 어떻게 바뀔지 살펴보아야 한다. 참고라도 해두자.

일단 상승세로 판단할 때 전고점이었던 1,963을 넘어서는지가 관전 포인트. 그럴 경우 다음의 목표는 의당 2,000선이다. 밀린다면 구름 상단인 1,850 언저리에서 지지선이 만들어질 것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귀에 못이 박힌다.”라는 속담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너무나도 많이 반복해 들었다는 뜻이다. 하도 많이 들은 지라 이제는 덤덤하다. 엄청나게 좋은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별달리 감흥이 없고, 무지무지하게 나쁜 의미였으나 지금은 그다지 무섭지도 않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바로 그 짝이다. 신용등급을 낮추겠다는 신평사들의 위협이 현실화되었지만, 시장은 무반응이다. 그게 악재였지만 시장은 더 악재로 간주하지 않는다. 너무 많이 들어 덤덤할 뿐이다. 과거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하였을 때에는 달러-원이 급등하였으나 이번에는 되레 하락하였다. 그게 시장의 분위기이다. 흐름이다. 추세다.

달러-원은 차트로 판단하건대 꼼짝없이 하락세이다. 코스피지수의 경우와 똑같다. 이동평균선은 하락세의 전형인 역배열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5일선은 이미 20일선을 돌파하였고, 이제 60일선마저 넘어서기 직전이다. 이번 주에 20일선이 60일선을 하향 돌파하는 일만 벌어진다면 완벽한 역배열이 완성된다.

일목균형표로도 말할 나위 없다. 기준-전환선이 역전된 것은 물론이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환율에서 멀찌감치 아래로 내려와 있다. 전환선의 방향도 좋다. 별 일이 없는 한 전환선은 내내 하락할 참이다. 더구나 단순무식한 논리로되, 달러-원 환율이 구름 하단마저 뚫고 구름 아래로 내려섰다는 것은 환율의 하락세를 주장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다만, 여기서도 그 놈의 변화일이 마음에 걸린다. 당장 25일과 26일이 변화일이다. 코스피지수와 달러-원의 관계가 밀접한지라 변화일도 서로 겹친다고 치부해버리면 아무 일도 아니지만, 글쎄다... 어찌 좀 이상하지 않은가? 코스피지수와 달러-원의 변화일이 서로 겹치다니? 느낌이 다르다. 변화일을 전후해서 추세가 어떻게 변모하는지 흥미 있는 공부거리가 되겠다.

변화일을 차치한다면 의당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주에 1,150원이라는 막강한 박스권 하단을 뚫어낸 영향도 크겠다. 방향이 아래쪽이라면 전저점 1,122원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 변화일 혹은 다른 이유 때문에 더 하락하지 못하고 반등한다면 구름의 하단 1,142~1,146원이 목표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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