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증시는 외국인 앓이(?) 중이다.

외국인이 제공하는 유례 없는 유동성 호황에 코스피는 어느덧 2,000선을 바라보게 됐다.

과거에도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컸지만, 최근에는 앓이라고 할 정도로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현ㆍ선물 동반 매수에 이유가 있다.

현물 주식을 직접 사고, 선물 매수로 자극된 프로그램, 즉 기계를 통한 차익거래로도 사 외국인 매매에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외국인 매수에 힘을 더하는 선물 매매는 실제 주가에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까.

25일 동양증권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선물을 5천계약 이상 순매도하면 주가가 하락할 확률은 94.12%에 달했다.

외국인 선물 순매도가 5천계약 이상인 날은 시장이 거의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중호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보다 매도에 주가가 더욱 큰 반응을 나타냈다"며 "특히 선물을 대규모 매도할 경우에는 영향력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이후 지난 20일까지 상관관계 분석을 해보면 외국인 투자자와 전체 프로그램매매(PR)의 상관계수는 0.4675 정도였다. 0.5 정도 수준이면 상당히 밀접한 관계라는 의미다.

그런데 외국인 투자자와 차익PR은 0.4803이고, 외국인 투자자와 비차익PR 0.3247 정도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선물을 이용해 차익거래를 움직이는 확률이 높고 그것을 통해 코스피200 움직임을 컨트롤 하려고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물 투자에 의해 움직여진 차익PR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입된 비차익PR이 합해질 경우 코스피200 움직임이 해당 방향으로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이 연구원은 "이 때문에 지금은 유동성이 좋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며 "외국인 선물 매도를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2천계약 이상 순매수 하면 차익PR 유입확률은 69.74%, 주가상승확률은 65.79%였다.

반대로 2천계약 이상 순매도하면 차익PR 출회확률은 80.25%, 주가 하락확률은 76.54%였다.

규모를 더 확대해보면, 5천계약 순매수 시 차익PR 유입 확률은 75%, 주가 상승확률은 78.13%였다.

5천계약 이상 순매도 시 차익 출회확률은 91.18%, 주가 하락확률은 무려 94.12%나 됐다.

이 연구원은 "최근 선물, 옵션 시장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로 크게 올랐는데, 이런 유동성이 끝난 이후 찾아올 수 있는 유동성 공백, 포지션 청산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장 청산을 예상하기 힘들지만 최근 너무 급격하게 유입됐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때"라며 "시장베이시스 평균이 0.5포인트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차익거래 청산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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