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비관론 일색이던 독일 정부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지방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28일 유로존 재정위기가 내년에 완화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최악은 지났다"면서 그리스와 같은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극복하려면 고통스러운 개혁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지난 10월에만 해도 "최악의 국면이 지났는지 확실치 않다"면서 꽤 비관적이었다. 그랬던 그가 미국과 아시아를 거론하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내달 20일에 있을 남부 작센주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일 수 있다. 이 선거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선을 노리는 2013년 가을 총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표심에 개의치 않는 정부 자문들은 직설을 서슴지 않았다. 독일 총리 경제자문기구인 '5 현자 위원회'를 이끄는 볼프강 프란츠 유럽경제연구센터(ZEW) 소장은 31일 라이니쉐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최악을 지났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면서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프란츠 소장은 스페인, 포르투갈의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있고 그리스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쇼이블레 장관의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는 이탈리아 총선을 둘러싼 우려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에 들어설 새 정부가 마리오 몬티 총리가 시작한 개혁을 폐지하면 이탈리아 금리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쯤 되면 독일 쇼이블레 장관이 '독일은 문제 없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 이탈리아에 대한 독일인의 불안을 없애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싶다. 몬티 총리가 지난 주말 새로운 중도파 연합의 대표를 맡아 총선에 참여하기로 한 가운데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의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보다 13%p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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