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한국씨티금융이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본사에 고배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씨티금융지주는 은행으로부터 받은 798억원의 중간배당 가운데 약 600억원을 미국 본사에 송금하는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전체 중간배당액의 약 75%에 달하는 규모로, 중간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했던 2011년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씨티는 재작년 1천299억원의 중간배당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875억원을 본사에 송금했다.

작년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천억원대로 전년 4천56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본사 송금 비중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송금액이 확정될 예정이라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16%로, 하나·우리·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보다 낮다"고 밝혔다.

당국은 고배당 자제 권고에도 외국계은행의 '배당잔치'가 지속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성향 평균은 과거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본사에 고배당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신년사에서 "내년 가계·기업의 부실 확대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확대와 배당자제 권고 등으로 금융회사의 잠재손실에 대한 흡수능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작년 9월 2천억원대의 중간배당을 계획했다가 당국의 압박과 비난 여론에 못 이겨 1천억원대로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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