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채권시장은 약세 흐름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합의안을 마련한 데 따라 간밤에 미국 국채금리와 주가지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1.860%까지 올라 지난해 9월15일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 넘게 올라 지난해 10월18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데 따라 국고채 금리 상승폭은 제한될 여지가 있다. 경기 요인과 더불어 최근 원화절상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다시 불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환율 하락세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일 한은이 공개한 1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의 원화 절상 추이가 앞으로 과도한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정책당국이 적극적 대응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일 국고채 금리가 장중 상승 압력을 극복하고 보합권으로 내려온 것 역시 1월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금통위가 이달 추가로 금리를 내리면 기준금리는 2.50%로 떨어진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2.8~2.9% 수준이라면 충분히 매수 접근이 가능한 금리 영역대라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저가매수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는 데 따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도 당분간 채권금리의 상방 경직성이 강화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장 마감 후 1월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다.

▲美 주가.채권금리 급등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의회가 막판에 재정절벽을 피할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08.41포인트(2.35%) 상승한 13,412.5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 하원이 늦은 시각 재정절벽 타개 방안을 통과시킨 것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원은 상원에서 가결된 재정절벽 합의안을 찬성 257표, 반대 167표로 가결했다.

상원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연소득 45만달러 이상인 가구의 소득세율을 현행 최고 35%에서 39.6%로 높이는 이른바 부자증세, 그리고 장기 실업수당 지급 시한 1년 연장, 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을 의미하는 '시퀘스터(sequester)' 발동시기의 2개월 연기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는 대로 서명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로 미국 가구 대부분에 대한 즉각적인 세금 인상은 막을 수 있게 됐지만, 앞으로 지출 감축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를 남겨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이 부정적인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돌려놓으려면 추가적인 재정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작년 12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49.5에서 50.7로 상승했다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50.5로 예상했다.

11월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0.3% 감소한 연율 8천659억9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는 발표했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미국 채권금리도 급등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8bp 높아진 연 1.843%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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