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새해부터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는 등 원화가 강세를 보이자,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1,070원대 밑으로 내려섰다. 달러-엔 환율은 29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원화 가지는 꾸준히 오르고 있고,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자동차 업계다.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로 비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2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환손실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헤지 방안 등을 강구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면서 환율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고 있다"며 "결제통화 중 달러화의 비중은 줄이고 유로화와 같은 다른 통화 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헤지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와 품질 개선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환율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IT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달러-원의 변동 범위를 1,000~1,10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3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일단 거래 통화를 다변화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 지역별 수입ㆍ지출의 통화와 만기를 일치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헤지 전략을 사용하면서 환율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7개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통화로 결제하고 있어 원화가치 상승의 여파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업계서는 원화가치가 오르자 반색하고 있다.

제품 가격에서 수입산 원재료(철광석ㆍ고철 등)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인데 원화 강세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원화 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약 5천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3천600억원과 2천억원 상당의 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달러-원 환율이 당초 예상 수준인 1,080원 수준을 밑돌 경우 수출 경쟁력이 다소 저하될 수 있다"면서도 "원가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원재료인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정유사들도 원화강세가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 장기적으로 원유 도입 가격이 내려가면서 채산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다만 정유사들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채산성 개선 효과에 반하는 이익 약화 가능성도 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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