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한진해운이 넉 달 만에 회사채를 발행한다.

작년 말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내달 9일께 3년 만기로 1천억원 안팎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투자자 모집과 금리 결정을 위한 입찰은 27일 오후 2시에 실시된다. 회사 측은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면서 발행금리를 고정금리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해운과 신용등급(A-/나이스신용평가 기준)이 같은 3년 만기 무보증 공모채의 민간시가평가금리는 4.74%(20일 기준)이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개별 민평금리는 5.1∼5.2%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5%를 밑돌던 민평금리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많이 올랐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여전히 'A'로 평가하고 있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말에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내렸다.

같은 날 신용등급은 'A'로 유지된 채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된 현대상선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금리가 5.8%(3년물)로 결정된 바 있다. 이는 한진해운 회사채 발행금리 결정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차환에 활용할 전망이다.

당장 내달 12일에 1천1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4월27일에도 800억원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해운업황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진해운은 올 한해 매우 어려운 재무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전 영업이익)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마이너스(-)563억원을 기록, 2010년 말의 1조34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심각한 영업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4조4천783억원에서 6조7천495억원으로 2조원 이상 늘었고 부채비율과 연결부채비율은 각각 422.3%와 478.2%로 2010년 말의 261.3%와 32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한진해운은 6월과 7월에도 각각 3천억원과 8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게 돼 상반기 말쯤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7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업황 회복이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경기 회복과 맞물려 해상운임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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