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국고 3년물의 금리가 다시 기준금리(2.75%)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금리는 이미 25bp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베팅은 가파른 달러 대비 원화절상을 기준금리 인하로 막는다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금통위와 정부가 연이어 환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는 등 전통적인 둘의 상관관계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이 때문에 금통위가 환율변수를 얼마나 염두에 둘지 미궁에 빠지면서 금통위 결정에 대한 관심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금리 따라 내려가는 환율..정책영향 약해져 = 9일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원 환율 변동 추이(화면번호 2150)를 보면 최근 기준금리를 내리면 달러-원 환율이 따라서 떨어지는 등 이론적인 기준금리와 환율의 관계가 깨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내외 금리차익을 노린 재정거래 수요가 줄어 환율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한다.

<표> 기준금리 인하와 환율·외국인 주식투자금 변화

날짜

원/달러 평
균 환율
(단위:원)
전달대비
환율 등락
외국인 주식순
매수 금액
(단위:억원)
기준금리 변화

2008.10 1327.05909 190.43052 -52,9394.25%(100bp인하)
2008.11 1400.79573.73591 -24,2314.0%(25bp인하)
2008.12 1368.79524 -31.99976 6,1873.0%(100bp인하)
2009.01 1354.68421 -14.11103-4,1082.5%(50bp인하)
2009.02 1440.13585.45079 -17,0902.0%(50bp인하)
2012.07 1142.33182 -21.27318-7,1203.0%(25bp인하)
2012.10 1105.49048 -18.17952 -11,0202.75%(25bp인하)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50, 3258)

오창섭 메리츠증권 채권연구원은 "국내외 경제 상황과 연계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나 투자 수지 부분 때문에 기준금리의 영향력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와 비교해 우리나라 수출이 얼마나 선전하는지가 더욱 관건이라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하 후 외국인의 주식투자금이 바로 들어오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MS)는 이달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외국인 주식자금이 들어와 환율 하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망했지만, 국내 증권사 일부는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 등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은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오리무중 금통위에 관심 고조 = 새해 들어 금통위 변수에 달러-원 환율이 주목을 받으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채권 딜러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하고 나서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잠재성장률 등 시장이 주목하지 않았던 변수들이 튀어나왔다"며 "특별한 가이던스(guidance)를 주지 않는 총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환율을 어느 정도 언급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새 정부 준비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다시 화두가 되는 등 국내변수가 너무 많아지고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글로벌 경제가 다시 급변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전망 자체가 무색해진 장세다"며 "항상 국내외 모든 상황을 살핀다는 김 총재의 복심(腹心)을 알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는 기준금리 변화가 상반기 이후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예상을 하고 있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동안 채권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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