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의 무역지표 호조로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국채입찰 호조에도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호조가 세계 경기 회복 기대를 높인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축소하면서 하락했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급등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정부의 물가 목표치 상향 조정 압박에 결국 굴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를 지속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4.6%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중국의 12월 무역수지는 316억달러 흑자를 기록, 전월의 196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연 0.75%로 6개월 연속 동결했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기 취약세가 올해도 지속되겠지만 경제 활동은 연말에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이전에는 오는 2월 또는 1분기 중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유로존 경기가 1분기에 침체를 지속한다 해도 ECB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1분기가 아닌 2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란은행(BOE) 역시 새해 첫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자산매입 규모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의 수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80.71포인트(0.60 %) 상승한 13,471.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10포인트(0.76%) 높아진 1,472.1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95포인트(0.51%) 오른 3,121.7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옴에 따라 상승했다.

다음 주부터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시장 진입을 꺼림 에 따라 이날 증시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4천명 증가한 37만1천명을 나타내 월가의 예상치 36만3천명을 웃돌았으나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포드차가 분기 배당금을 주당 10센트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힘에 따라 3%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차이나모바일 회장과 상하이에서 회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부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애플이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대가 고조됐다. 파이퍼제프리는 애플 주가 목표치를 900달러에서 875달러로 하향 조정했으나 애플은 1% 넘게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등비중'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1%가량 하락했다.

전날 30달러 위로 올라선 페이스북은 이날 2%가량 더 올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국채입찰 호조에도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호조가 세계 경기 회복 기대를 높인 데다 ECB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1/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오른 연 1.902%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2bp 상승한 3.081 %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높아진 0.798%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입찰이 긍정적이었으나 드라기 ECB 총재가 금리동결 뒤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한 데다 중국의 수출이 호조를 나타낸 데 따른 세계 경기의 강한 회복 기대가 부각돼 국채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이 호조를 보여 국채가격이 낙폭을 줄였다.

낙찰금리는 연 3.070%였다. 이는 월가 예측치를 밑돌았으나 작년 5월 이래 최고치다.

응찰률은 2.77배를 보여 지난 4차례 평균인 2.59배를 상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7.8%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33.9%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6.7%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16.8%와 거의 같았다.

한편, 이날 매크로어드바이저스는 11월 도매재고 성장률 약화를 이유로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2%에서 1.1%로 낮춘다고 밝혔다.

매크로어드바이저스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5%를 나타내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급등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51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63달러보다 0.0188달 러나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17.00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4.67엔보다 2.33엔이나 급등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88.29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87.78엔보다 0.51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한때 1.3266달러(지난 1월2일 이래 최고치)까지 급등했고 엔화에도 한때 117.05엔(18개월 이래 최고치)까지 가파르게 올랐었다.

달러화는 한때 88.33엔까지 상승해 2010년 7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작년 12월 중국의 수출 호조에 따른 세계 경제 강한 회복 전망과 드라기 총재의 금리 인하 가능성 일축 시사 발언 등이 유로화 급등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정부의 물가 목표치 상향 조정 압박에 결국 굴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를 지속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2년과 5년, 13년 만기로 총 58억2천만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투자 수요가 많아 애초 목표액 40억~50억유로를 초과해 발행한 것이다.

2년물 국채의 낙찰금리는 2.476%를 기록, 지난 10월 입찰 때의 3.282%에서 크게 하락했다.

5년물은 3.988%에 낙찰돼, 역시 지난 11월 입찰 당시 4.680%를 밑돌았다. 13년물의 낙찰금리는 5.555%, 응찰률은 2.85배였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올해 말 달러-엔에 10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90엔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은행은 또 2014년 말 달러-엔 목표치를 당초 예상치인 90엔에서 105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크레디아그리꼴도 BOJ의 물가 목표치 2% 상향 조정 가능성을 이유로 달러-엔의 올해 말 전망치를 85엔에서 92엔을 높인다고 말했다.

데일리FX는 단기적으로 유로화가 1.3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이는 드라기 총재가 경제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발언한 데다 당분간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호조와 달러화의 대 유로화 급락,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소식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2센트(0.8%) 오른 93.82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가 유로화에 급락세를 나타낸 데다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여 유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ECB가 1분기 중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축소된 영향으로 달러화에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에 따르면 사우디의 작년 12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5% 줄어든 하루 902만5천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월 이래 최대 감산을 단행한 것이다. 사우디 감산 소식 역시 장중 유가 상승을 견인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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