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9개 자산운용사가 오는 23일 일제히 헤지펀드 1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펀드 설정액이 예상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당국에 보고한 예상 설정액 상으로는 1호 헤지펀드에 최대 500억원씩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시장 상황과 1호 헤지펀드의 안정성을 고려해 각 운용사들이 설정액을 보수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개의 헤지펀드를 신고할 예정인 신한BNP자산운용은 한국롱숏 중심의 1호 헤지펀드에 470억원 가량, 2호 헤지펀드인 아시아 EX-Japan롱숏 펀드에 270억원 가량을 설정했다. 시장에서 신한BNPP는 애초 1호와 2호 헤지펀드를 합쳐 1천억원 규모로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당초 예정금액 500억원보다 소폭 낮아진 450억원 규모로 설정해 펀드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자산운용 역시 100억원 가량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시작한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는 함께 손잡은 대우증권이 100억원의 시딩 자금을 지원하고 계열사 등의 자금을 합치면 예상 설정액이었던 300억원에서 500억원 가량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예상 설정액을 500억원으로 신고했으나 규모를 줄여 250억원으로 설정해 운용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 운용에 다들 조심스러운 기류가 흐른다"면서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 운용 성과를 보고 점차 늘려가는 등 유동적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동양자산운용의 경우는 2개의 헤지펀드를 출시하는데 각각 10억원씩만 설정해놓고 다음 주에 최종 설정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프라임 브로커 자금도 있지만, 일단은 전산준비 등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자금을 펀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2개의 헤지펀드를 출시할 예정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1개의 펀드에 200억원 가량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됐던 하나UBS자산운용 등은 여전히 펀드 설정액이 확정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를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다들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매 금지 기간 등도 설정돼 있지 않아 시작은 보수적으로 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를 출시할 각 자산운용사는 19일 당국에 헤지펀드 신고를 하기 전 미리 설정액을 정해 펀드 요건을 갖춰야 한다. 프라임 브로커 시딩(Seeding) 머니와 계열사 자금, 고유자금을 모아 투자에 앞서 설정액을 미리 정해 펀드 상품 출시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정액 신고 이후에도 기관 자금 등이 더 유입될 수 있어 가변적이지만, 일단 초기 설정 금액은 각 운용사의 1호 헤지펀드의 운용 규모 등을 미리 점쳐볼 수 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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