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금융투자업계는 여전히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시장에 나와있는 증권사 인수합병 매물은 팔릴 기미가 없다.

증권사 매물 가운데 가장 먼저 인수합병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던 이트레이드증권도 유력 인수자가 손을 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5년째 이트레이드증권을 이끌고 있는 남삼현 사장이 보는 시각은 어떨까.

남 사장은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역량 부족해 안 팔린다기보다는 금융투자업계의 불황이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삼현 사장은 15일 기자와 만나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증권사 매물이 안 팔리는 건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RB)이 아무리 낮아도 업황이 좋지 않으면 매물은 비싸 보이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PBR은 한 기업의 장부상의 가치로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재 이트레이드증권은 기준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PBR이 1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역사적인 저점에 와있다.

남삼현 사장의 시각을 빌면 PB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져도 금융투자업계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사는 입장에서는 증권사 매물이 비싸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과거 사례로서 증명된다.

지난 2008년초 신흥증권을 인수할 당시 현대차그룹은 신흥증권 지분을 29.76%를 인수하면서 장부가 대비 약 4.2배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피는 역사적인 최고점을 달렸고 금융투자업계 상황을 비춰볼 때 당시의 인수 가격의 기준은 현재보다 월등히 높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비싼 가격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삼현 사장은 "금융투자업계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증권사가 팔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면서 "아예 때를 기다려 업황이 좋아질 때 파는 것이 제값을 받고 거래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 사장은 "시장 환경에 따라 PBR이 4배여도 싸 보이고 1배 수준이어도 비싸게 보일 수 있다"고 일갈했다.

결국,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쏟아진다고 해도 업황 개선이 먼저 나타나야 증권사 인수합병(M&A) 시장에는 희망이 보일 것으로 평가된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지분 86%를 보유한 대주주 지엔에이 사모투자펀드(G&A PEF)는 이트레이드증권을 최소 4천억원 이상에서 매각해야 예상 수익을 보존할 수 있다.

지엔에이 사모펀드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 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면서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팔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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