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효지 특파원 = 유로화가 다시 불안해졌다. 장-클로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발언 탓이다.

유로화는 지난달 트리셰 총재가 정례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뒤 ECB가 연방준비제도(Fed)보다 훨씬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 속에 미 달러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트리셰 총재는 3일 현행 금리가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우존스는 이제 시장의 관심이 ECB의 금리 인상에서 유럽 부채 위기로 옮겨간 듯하다고 말했다.

슈로더 투자운용의 하르딥 도그라 펀드 매니저는 4일(미국시각) "국채 위기와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 "유로화가 1.28달러에서 1.38달러로 오른 것을 감안할 때 국채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부채 부담이 대규모 달러화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유로화의 추가 상승을 점치기도 한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통화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의 재정 상황이 완만한 통화정책과 겹쳐지며 끔찍한 수준"이라면서 달러화 약세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2월께 유로-달러가 1.5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많은 전문가들이 유로화 강세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유로화 강세론자인 바클레이즈 캐피털마저도 낙관론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이 은행은 "트리셰 총재 발언에 변화가 있어 환율 전망도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유로화가 1.35달러에서 지지를 받으며 약세 행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1.35달러가 깨지면 유로화가 1.32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면서 전형적인 조정 이상의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유로화가 1.40달러까지 오를 수 있지만 1.45달러나 1.50달러는 넘보기 힘든 고지"라면서 유로화가 다시 탄력을 받아 오르려면 미국발 악재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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