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로화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10일 오후 12시54분(한국시각)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유로당 0.0080달러 하락한 1.3823달러에, 유로-엔은 유로당 0.31엔 낮아진 114.68엔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달러당 0.26엔 상승한 82.97엔을 나타냈다.

이날 유로-달러는 중국의 무역수지가 예상 밖으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재정난을 겪는 스페인의 신용 등급이 강등된 영향으로 장중 1주일 이래 최저치인 1.3803달러까지 밀렸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Aa2'로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권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최종비용이 스페인 정부가 지금 예상하는 수준을 초과할 것이고 이로 인해 공공부채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 재정 우려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기대도 상쇄됐다.

ECB는 이날 월간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강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면서 "최근의 인플레 상승이 중기적인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수"라고 기존의 매파적 기조를 고수했다.

유럽환시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신평사들이 유로존 주변국 등급을 하향 조정해 유로존 재정 이슈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스페인에 대한 등급 강등은 그리스만큼 큰 충격이 아니었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모두 강등을 이미 경고했었기 때문에 유로화의 낙폭이 그나마 적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주 유럽 지역의 금리인상에 초점을 맞췄던 시장은 이번주엔 유로지역 이슈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운드-달러는 영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낙폭을 확대했다.

영란은행(BOE)은 이날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2009년 11월 확대한 2천억파운드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가파른 인플레 압력에 영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정책위원은 더욱 명확한 경기회복세를 올해 1분기 중 확인하기 전까지는 인상 조치를 미룰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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